[팩트체크] 증권형토큰발행(STO)은 불법이다?

소액공모·크라우드펀딩 이용…'증권'인가는 논란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블록체인 시장에서 증권형토큰발행(STO)가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2017년 증권형토큰의 발행규모는 1억달러로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1%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 10조달러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블록체인 거버넌스 및 컨센서스 위원회(BGCC)에 따르면 STO란 암호화폐공개(ICO) 중에서도 토큰의 성격이 증권형인 경우, 증권거래법(한국은 자본시장법) 규정에 따라 발행 및 공개하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미지=아이뉴스24]

토큰이 증권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은 출자지분이나 발행자에 대한 지급청구권, 공동사업에 따른 수익을 받을 권리 등을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토큰을 발행해 자금을 모아서 그 자금으로 공동사업 등에 투자를 한 후 그 수익을 토큰 소유자에게 분배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서비스 이용권의 성격이 강한 유틸리티토큰과 달리 증권형토큰은 수익 배분과 투자의 수단으로 발행된다는 점이 구별된다.

◆ 일반 공모 증권 발행은 사실상 불가능

국내에서는 금융당국이 2017년 7월부터 ICO에 대해 불허 방침을 밝히고 유지해오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 STO가 합법적으로 가능할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국내에서 증권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법 규정을 따라야 한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증권을 통해 공모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증권신고서 및 투자설명서 등 27종의 서식을 금융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 등 규정이 엄격하다.

배재광 BGCC 의장은 "일반적으로 증권 발행을 위해서는 증권신고서 제출 후 전자공시를 하고 금융당국에 수리돼야 하는데 사실상 증권형토큰이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발행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엄격한 요건을 갖추지 않고서도 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50인 미만의 소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사모 모집을 하거나 30억 미만 규모의 소액공모를 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공시 후 금융당국의 수리를 받는 과정이 없어도 된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15억원 미만으로 자금을 모집할 수도 있다.

소액공모의 경우 소액공모공시서류 등의 서식을 제출해야 하고,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재무상황 사업계획서 등을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에게 내야 하는 등의 규정이 있지만 일반 공모로 증권을 발행하는 것에 비해 훨씬 규제에서 자유롭다.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이 같은 증권발행 관련 규제에 미뤄볼 때 한국의 경우 소액 공모 방식이나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방식을 취하면 STO도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배 의장도 "증권형토큰이라는 것은 아직 국내 자본시장법에서 다루지 않은 새로운 형태라서 기술적·법적인 판단이 더 필요할 것이지만 원론적으로는 소액공모나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발행이 합법적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증권 해당 여부 관건

문제는 증권형토큰이 국내법상 증권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느냐다. 이 부분에서는 아직 명확한 것이 없다.

미국에서는 증권형토큰의 경우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하고 증권법 규제에 따르도록 하는 추세이며, 싱가포르에서도 증권법을 적용해 규제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 관계자는 "증권의 개념은 의결권, 잔여재산청구권, 배당청구권 등의 권리가 보장돼야 하는 등 명백하게 법적으로 정의돼 있다"며 "이런 요건을 충족시켜야 증권이라고 할 수 있으며 현재 블록체인 업계에서 얘기하는 STO 전체에 대해 일괄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공시심사 관계자 역시 "증권형토큰을 증권으로써 발행하려면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이 맞는지부터 판단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런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증권형토큰을 증권 발행 규정에 맞춰 발행하는 것은 큰 매력이 없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구태언 테크앤로(TEK&LAW) 변호사는 "한국에서 증권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기존 시스템을 전제로 한 여러가지 규정이 있는데 토큰 형식으로는 충족시킬 수 없는 본질적인 모순이 있다"며 "발행비용도 많이 들고 굳이 토큰의 형태로 할 이유도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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