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마시자"…유통·주류업계, 홈술族 잡기 분주


대형마트·편의점, 주류 진열 변화…주류업계, 소용량 제품 출시 봇물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밖에서 술을 마시는 것 대신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 열풍에 유통·주류업계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형마트에선 주류만 진열해 판매하던 기존 진열 방식에서 벗어나 간편 안주를 함께 진열하는 '연관 진열'을 강화하는 한편, 주류업체들은 혼자 마실 수 있는 소용량 제품을 내놓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9일 성수점 주류 매장을 개편한 것을 시작으로, 주류 매장 내 간편안주 상설 코너를 만드는 등 새로운 진열 방식을 주요 매장에 순차적으로 확대 도입할 계획이다.

25일 오전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올해 연중 내내 진행하는 와인과 육류 연계 할인 행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마트]

먼저 20~30대 젊은 층이 선호하는 수입맥주 코너에는 5% 가량의 공간을 활용해 '간편안주 진열 코너'를 만들어 나쵸칩과 딥핑소스, 소시지 등을 진열한다. 특히 전통적인 육포와 김부각 등은 물론, 젊은 층들의 눈을 사로잡을 다향한 수입 스낵과 트렌디한 안주도 함께 선보인다.

또 소주와 사케 코너에는 가공어포와 가공치즈를, 양주 코너에는 육포 등을 '클립 스트립(Clip Strip)'을 활용해 매장 곳곳에 비치하는 방식으로 연관 진열했다. 클립 스트립은 상단이 클립, 고리 형태로 돼 있어 평평한 곳에 걸거나 끼울 수 있는 폭이 넓은 띠로, 상품을 줄줄이 걸어놓는 용도로 사용한다.

와인의 경우에는 와인코너가 아닌 회, 스테이크 등 와인과 어울리는 신선식품 매장에 와인 진열을 확대한다.

더불어 이마트는 '홈술족'을 겨냥해 지난달부터 집에서 혼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200 ml 이하의 미니 주류를 대폭 강화해 운영하고 있다. 미니 양주와 미니 맥주뿐 아니라 소주, 사케 등 모든 기호를 아우를 수 있도록 주종을 확대했고, 운영 품목수는 기존 10종 내외에서 80여 종으로 8배 가량 대폭 확대했다.

오비맥주가 선보인 250ml 소용량 카스 캔 제품 [사진=오비맥주]

주류업체들은 한 입에 마실 수 있는 소용량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250mL짜리 '카스'와 '엑스트라 콜드'를 지난해 각각 출시했다. 기존 500ml나 350ml인 캔제품의 크기를 줄인 소용량 제품으로 가볍게 한 잔, 홀로 한 잔 즐기는 젊은 층을 겨냥하기 위해서다. 일본 맥주 '아사히 수퍼드라이'도 135mL짜리 캔맥주를 내놨고,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한 잔 용량(187mL)으로 개별 포장한 전통주 5종을 선보였다.

와인업계는 소용량 제품으로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롯데주류는 일반 레드 와인잔 1잔 정도 되는 양인 187ml 용량의 '옐로우테일 쉬라즈'를 편의점 등에서 판매 중이다. 또 2~3인이 가볍게 즐기기 좋은 375ml 용량의 레드 와인 '산타리타 120', 화이트 와인 'L 샤도네'도 선보이고 있으며, 별도의 와인 오프너 없이 바로 마실 수 있는 트위스트캡 방식을 활용한 스파클링 와인 '스펠', 플레이버드 보드카 '스베드카 스트로베리레모네이드'도 각각 275ml, 375ml 용량으로 선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도 혼술·홈술족을 공략하기 위해 스페인산 하프보틀(375ml) 와인 '에스타 상그리아'를 전국 CU 편의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에스타 상그리아'는 스페인 깔라따유드 지역의 대표 와이너리 발데파블로의 제품으로, 발데파블로는 1982년부터 상그리아만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다.

나라셀라는 지난 1월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상가에 와인숍 '하루'를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와인 300여 종 중 20개는 잔술로 최저 4천 원부터 저렴하게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본점 지하에 오픈한 '와인웍스'도 8천~1만5천 원대 글래스와인 14종과 안주나 한 끼 식사로 먹을 수 있는 메뉴 12종을 최저 6천 원에 선보인다.

소주시장에서도 소용량 소주가 주목받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휴대성 등을 고려해 200㎖ 용량의 참이슬 페트, 참이슬 오리지널 팩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매년 판매량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위스키업계는 홈술족과 혼술족을 겨냥한 '소용량' 위스키를 출시해 위기 돌파에 나섰다. 디아지오는 2016년부터 '조니워커' 레드와 블랙 등 200ml 소용량 제품을 판매 중이다. 앞서 2014년 10월에는 보드카 스미노프 레드와 그린애플을 200ml로 선보이기도 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도 '앱솔루트 미니(375ml)'를 비롯해 '제임스 스탠더드(200ml)', '발렌타인 12년(350ml)', '발렌타인 파이니스트(200ml)' 등 다양한 소용량 위스키 제품을 구비했다.

편의점 업계는 소용량 주류 제품을 많이 찾는 혼술족을 공략하기 위해 '혼술존(Zone)'도 도입했다. 세븐일레븐은 혼술 전용 매대인 '세븐바 시그니처'를 2017년 11월부터 주요 상권에 마련하고, 275ml 미니와인부터 375ml 하프 와인 6종, 200ml 보드카와 위스키 등 12종을 판매하고 있다. CU는 주택가 등을 중심으로 소용량 위스키 등을 운영하는 점포를 점차 늘리고 있다.

롯데주류 소용량 와인 제품들 [사진=롯데주류]

이처럼 유통·주류업체들이 홈술족을 겨냥해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홈술'이 일시적인 트렌드를 넘어 유통가 전반을 아우르는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닐슨코리아'가 올해 발표한 '국내 가구 주류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구의 연간 주류 구매량은 2017년 대비 17% 상승했다. 3개월 내 주류 구매 경험이 있는 가구 중 '집에서 마신다'고 답한 응답자는 57%로 절반을 상회했다.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된 가운데 주류는 배송이 불가한 상품이라는 점에서 오프라인 소매점의 핵심 집객 MD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큰 요인이다. 실제로 이마트가 지난해 주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미니 양주와 미니 맥주 매출이 각 33%, 62% 증가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홈술'과 관련한 간편안주 매출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가 올해 1월 1일부터 3월17일까지 안주 매출을 분석한 결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가공어포류 매출은 61.3%, 맥주 안주로 제격인 피코크 피자 매출은 51.7% 증가했다. 또 피코크 포차 안주류가 포함된 피코크 가공육 매출은 169.9%, 스트링 치즈와 큐브 치즈 등이 포함된 스낵 치즈 매출은 1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2030 젊은 층과 여성 소비자들이 주류업계의 새로운 고객층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이들을 중심으로 홈술·혼술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앞으로 시장 선점을 위한 유통·주류 업체들의 움직임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