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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문외전' 무협 전설 원화평X차세대 액션 스타 장진의 시너지(인터뷰)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와호장룡'과 '일대종사', '취권'과 '황비홍2' '쿵푸허슬, '매트릭스' '킬빌1'까지, 중국의 감독 원화평의 필모그라피는 긴 설명이 필요 없을만큼 화려하다. 중화권 무협 영화의 대가로 불리는 그는 무술 감독이자 무술 배우, 감독으로서 탄탄한 이력을 쌓아 온 거장이다.

무술 영화의 브랜드로 남은 '취권'과 '황비홍' 시리즈처럼 상업적 매력이 빼어난 작품들은 물론이고 세계 영화계에서 극찬을 얻었던 '와호장룡' '일대종사'와 같은 영화들까지 그의 몸을 거쳐 탄생됐다. 여전히 많은 영화 팬들에게 또렷하게 기억되는 할리우드 영화 '매트릭스'와 '킬빌'의 무술 장면들도 그의 지휘 아래 완성됐다.

국내 개봉을 앞둔 영화 '엽문외전'(감독 원화평, 제작 견자단, 수입 배급 ㈜키다리이엔티)은 그가 무술 뿐 아니라 전체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일찍이 '취권'과 '사형도수' 등 감독으로도 성공적 자취를 남겼던 그는 인기 무협 시리즈 '엽문'의 스핀오프 격인 '엽문외전'을 통해 관객을 만난다. 이소룡과 견자단을 잇는 차세대 액션 스타로 활약 중인 배우 장진이 외전의 주인공 장천지로 분했다.

 [사진=키다리이엔티]
[사진=키다리이엔티]

'엽문'은 영춘권 일인자 엽문에게 패한 뒤, 무술계를 떠나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장천지(장진 분)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암흑 조직 간의 싸움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장진 외에도 양자경과 토니 자, 데이브 바티스타 등 쟁쟁한 배우들이 함께했다.

영화는 지난 2018년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국내 관객에 첫 선을 보였다. 날카롭고도 화려한 액션은 물론이고 주인공 장천지의 인간적 매력까지 담은 영화는 중국 액션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을 다시 상기할만한 작품. 무협 액션의 전설 원화평과 액션계 차세대 스타 장진의 만남은 기대를 품게 만들기 충분하다.

이소룡과 견자단을 잇는 액션 스타로 손꼽히는 장진은 영화 '엽문3: 최후의 대결'에서 엽문에 도전장을 내미는 새로운 인물 장천지 역으로 관객을 만난 바 있다. 당시에도 엽문 역 견자단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새 영화 '엽문외전'에선 장천지라는 인물에 집중한 이야기 속에서 근사하면서도 날카로운 액션으로 스크린을 누빈다.

지난 2018년 10월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상영을 맞아 내한했던 원화평 감독과 배우 장진은 당시 조이뉴스24와 만나 '엽문외전'의 작업기를 비롯해 액션 영화로 쌓아 온 뚝심 있는 필모그라피에 대해 풀어놨다. '엽문외전'은 오는 3월 국내 개봉한다.

 [사진=키다리이엔티]
[사진=키다리이엔티]

이하 원화평 감독, 배우 장진과 일문일답

-배우 장진에게는 '엽문외전'을 통해 다시 장천지 역을 연기하게 된 소회가 특별할 것 같다.

"(장진) 아무래도 두 가지 힘을 믿었다. 그 중 하나는 이전 시리즈에서 관객이 장천지라는 인물에 굉장히 큰 매력과 호기심을 느꼈다는 점이었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캐릭터를 믿을 수 있었다. 원화평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는 점이 또 다른 동기였다. 더욱 믿고 따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원 감독은 책임감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다. 아무 시나리오나 가지고 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엽문외전'의 시나리오 역시 많은 과정을 거쳐 영화화될 수 있었다. 관객이 이 영화를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고, 그 안에서 인물을 어떻게 끌어당길지 생각했다. 그 두 가지 힘이 이 영화에 임할 수 있는 계기였다."

-원화평 감독은 무협 영화계의 1세대 거장으로 손꼽힌다. 새로운 작품을 준비할 때마다 어떤 부담이 작용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떤지 궁금하다.

"(원화평) 10년 전까지만 해도 그런 종류의 압박을 많이 느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마음이 거의 없다. 전에는 매번 '영화를 열심히 만들어야겠다'고 늘 생각했다. 열심히 만들어 관객에게 보이는 것이 영화인으로서 본분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적 경험으로는 그런 압박감을 느낄 때의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절대 대충 하지 말아야지'라며 의식하는 것이 좋은 완성본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더라는 이야기다."

-액션 영화의 현장에는 늘 사고의 위험이 있지 않나. 어느 순간에는 더 멋진 액션을 만들어내려다 위험한 순간을 겪기도 할텐데, 액션 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원화평) 위험하다는 생각이 드는 연출은 하지 않는다. 위험하면 절대 찍지 않는다는 말이다. 영화를 찍을 때 가장 최우선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안전이다. 영화는 허구를 현실로 끄집어내는 일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정말 사람이 다친다면 그건 생명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절대로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감독은 쟁쟁한 무술인이자 액션 스타인 이들과 자주 작업했다. 특히 한국 관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은 견자단과 이연걸, 두 배우와 작업이 서로 어떻게 달랐는지 궁금하다.

"(원화평) 둘 다 굉장히 좋아하는 배우들이다. 두 사람의 액션 스타일은 굉장히 다르다. 이연걸이 소탈하면서도 자신만의 느낌을 가진 액션을 한다면 견자단은 조금 더 현대적인 무술을 한다. 물론 그에게도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성공한 액션 배우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그것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두 배우 모두 관객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멋진 장점을 가진 배우들이다."

-이번 영화에서 다시 호흡한 배우 장진과는 어땠나.

"(원화평) 아무래도 장진은 무술에 대한 이해가 무척 뛰어난 배우다. 칼과 총 등 무기를 사용하는 액션이 일품이다. 영춘권을 예로 든다면 견자단의 영춘과 장진의 영춘은 서로 다르다. 장진의 장점은 자신만의 느낌으로 영춘을 소화한다는 것이다. 어떤 동작이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지 아주 잘 아는 굉장히 영리한 배우다."

-원화평 감독과 배우 장진은 실제로도 절친한 사이라 들었다. 평소 만나서는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는지 궁금하다.

"(장진) 개인적인 만남에서는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오늘도 차를 마시며 잡담을 했다. 건강은 어떠신지 묻기도 하고 '요즘엔 무엇을 좋아하세요?'라고 묻기도 한다. 평소 생활에 대한 대화를 한다. 나 역시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에 대해,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며 편한 시간을 보낸다. 현장에선 아무대로 영화 작업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영화 이야기를 주로 하게 된다. 현장의 감독은 한 곳에 머물러있지 않는다. 한 곳의 공간에서 생각하지 않고 왔다 갔다 걸어다니며 고민을 한다. 서 있으면 생각이 멈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나 역시 뭔가를 생각해내야겠다' 싶기도 했다."

-감독이 현장에서 동료들의 아이디어를 많이 받아들이는 편인가.

"(장진) 그렇다. 원화평 감독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고 그것을 직접 받아들이는 편이다."

 [사진=키다리이엔티]
[사진=키다리이엔티]

-장진의 얼굴은 그간 인기를 얻었던 다른 액션 스타들과는 달리 섬세한 선이 돋보인다. 액션 외에 다른 장르를 소화할 계획도 있는지 궁금하다. 예를 들면 멜로라든지.

"(장진) 예전부터 '액션 배우처럼 생기지 않았다'는 말은 들었다. 여성 배우의 스턴트를 하기 위해 현장에 가서 배우와 똑같은 옷을 입고 메이크업을 받으러 갔는데, 내가 일반 대역인지 스턴트 대역인지 모르겠다며 물어보더라.(웃음) '전혀 액션 연기를 하지 않게 생겼다'고, 내가 액션을 하는 것을 보며 놀란 사람들이 있었다."

"(원화평) 내가 로맨스와 액션이 버무려진 시나리오를 써야겠다. 멜로, 혹은 예술 영화들 역시 연출하고 싶지만 '원화평이 멜로 연출을 한다더라'라고 하면 투자를 못 받을 수도 있다. 직접 제작해야 할 것 같다.(웃음) 장진이 가지고 있는 그런 이미지 역시 배우로서 좋은 점인 것 같다."

"(장진) 하지만 한국 관객이 내 멜로 연기를 받아들여 줄까? 잘 모르겠지만 다음엔 그런 멜로물을 해 보는 것도 좋겠다.(웃음)"

"(원화평) 사실 장진의 '멜로 매력'을 벌써 보여주고 싶지 않아 '엽문외전'에서도 멜로의 느낌을 뺀 것이다.(웃음) 나중에 상황을 봐서 장진과 그런 작업을 해도 좋겠다."

"(장진) 아직 나 스스로 어떤 스타일의 배우인지 계속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아까 이연걸, 견자단에 대한 이야기도 했지만 그들도 각자의 스타일이 강하지 않나. 외모에서 성격과 매력 자체가 보이는 배우들이다. 나의 경우 액션 배우처럼 생기지 않은 모습에서 액션을 보여줄 때, 관객에게 '서프라이즈'를 주는 느낌이 좋다. 하지만 그런 점을 굳이 자랑스럽게 말하지는 않는다. 그냥 '얌전하게 생겼다'고 해야 할까. 스스로 '배우 장진의 스타일'을 연구하고 있다."

-원화평 감독은 중화권 뿐 아니라 할리우드에서도 활발히 활동해왔다. 각 나라의 액션 영화 현장에서 어떤 차이를 느끼는지도 궁금하다.

"(원화평) "아무래도 나라마다 정말 다르다. 한국의 액션 영화는 홍콩과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은데 미국은 그들만의 스타일이 강하다. 액션 신을 준비할때 그림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을 들여 기술 스태프들과 토론을 한다. '매트릭스'를 찍을 때는 그들이 처음 구상했던 액션이 내가 느끼기에 크게 멋지지 않다고 생각해 몇 개월 다시 연습하고 '오케이'를 받아 작업을 시작했다. 최근 본 바로는 할리우드 액션이 점점 우리 액션과 비슷해지는 느낌이다. 컷을 나누는 방식이나 주먹을 쓰는 장면들이 그렇다. 우리가 어떤 하나의 '획'을 전달하지 않았나 싶다."

-중국 무협물의 '큰 형님'으로서 최근 중국 영화 산업의 흐름을 발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 것 같다.

"(원화평) '큰 형님'이라니, 아니다.(웃음) 사명감이나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다. 다만 영화가 발전하고 있고, 산업의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 기쁘기는 하다. 영화를 누가 누가 더 잘 찍을지에 대해 서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좋은 영화를 잘 만드는 것에 대해 양심적인 경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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