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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시설 부실 관리 논란 …A급도 재난시 '깜깜'


KT 과천·둔산·원주·제주 등 미반영 …박선숙 "정전대책도 미비"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KT의 중요통신시설 중 한전수전의 이원화 및 이중화가 이행되지 않은 시설이 가장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경우 KT 아현지사 화재사건과 유사한 재난 발생시 정전으로 인한 통신마비 위험도가 더 높다는 뜻이다. 타사의 경우도 이원화가 시급한 상태여서 통신시설 관리부실 논란이 가열될 조짐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이 지난 16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한전수전 이원화 및 이중화가 이행되지 않은 중요통신시설은 26개로 조사됐다.

이중 KT 시설이 10개, LG유플러스가 6개, SK브로드밴드가 5개로 나타났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수립한 2019년 방송통신재난관리 기본계획에는 지난해 9월 기준 78개 중요통신시설 중 30개(38%)가 한전수전 이원화 및 이중화를 완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기준 30개에서 11월 26개로 줄어든 이유는 명확치 않으나 줄어든 4개 시설 모두 KT 국사였다. 2개월 만에 이원화 및 이중화가 시행 됐을 수도 있으나 변동사항이 반영되지 않거나 부실한 자료 제출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11월 24일 발생한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사고 현장
지난해 11월 24일 발생한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사고 현장

◆통신 시설 곳곳이 부실, 관리 강화 시급

한전수전 이원화란 두 개의 변전소에서 전기를 공급받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중화는 지리적 조건 등으로 별도 변전소에서 전력공급선을 확보하기 어려운 국사의 경우 한 변전소에서 전력공급선을 이중으로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원화 및 이중화는 재난 등을 이유로 한 곳의 전력이 차단되더라도 다른 곳에서 전력을 끌어올 수 있도록 한 안정장치다. 만약 이 같은 장치가 없다면 재난 등으로 인해 전력이 차단될 경우 KT 아현지사 화재사고와 마찬가지로 국사에서 처리하는 지역 내 통신마비 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내재돼 있는 셈이다.

더욱이 이번 조사에서는 이 같은 이중화 등 미비한 시설에 관리감독 수준이 높은 A등급도 포함됐다.

국가기반시설에 해당되는 과천시 소재 A등급 'KT네트워크 관제센터'와 전자정부통신망 B등급시설인 대전시 서구 소재 'KT둔산사옥' 등이 그것. KT신제주사옥과 KT원주사옥 역시 마찬가지다.

KT는 미비한 이들 10개 시설과 관련 과기정통부에 6개는 "한전측과 협의 중"인 것으로, 4개 시설은 "한전 측 불가로 축전지 및 비상발전기를 활용하고 있다"고 소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급 시설인 과천 KT네트워크 관제센터는 2016년 기존 C등급에서 A등급으로 지정된 뒤 한전측과 협의를 했으나 3년째 별 다른 조치가 없다는 설명이다. KT둔산사옥도 최소 2014년부터 B급으로 지정됐으나 5년째 답보 상황이다.

그러나 박 의원에 따르면 이들 KT 국사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타사 설비의 경우 이를 이행한 곳도 있어 KT의 시설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령 KT둔산사옥에서 1.5km 내 위치한 A등급인 SK텔레콤 둔산사옥은 이미 한전수전 이원화가 완료된 상태. 또 한전에서 불가하다고 판단한 KT제주신사옥에서 대략 1.5km 내외 거리의 SK텔레콤 제주국사도 이중화를 확보했다는 것. KT원주사옥과 달리 SK텔레콤 원주상옥 역시 이원화가 완료됐다는 게 박 의원 측 조사 결과다.

박 의원은 과방위 전체회의에서도 이를 이유로 "KT가 이원화, 이중화하지 않는데 대한 전면 조사가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제기했던 제주, 원주 등 제출한 사실(한전과 협의중 또는 불가)과 다를 수 있고 과기정통부에 허위 답변한 것일 수도 있어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그 지적을) 받겠다"고 답해 향후 조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KT 관계자는 "보유 중인 국사 중 노호화된 곳들이 있어 실제 이원화 및 이중화가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비상사황 발생시 이를 대비할 수 있는 보완장치를 내부적으로 2중, 3중으로 해놔 재난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선숙 "지진에도 취약"

문제는 타사 현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 LG유플러스의 경우 원주태장국사와 대전기술연구원, 전주우아국사 등의 설비 미비에 대해 "한전측에서 불가 통보를 받았다"고 소명했다. 다른 설비인 인천간석사옥과 광주중흥사옥은 이원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더욱이 이들 주요 통신설비는 정전뿐만 아니라 지진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2019년도 통신재난관리 기본계획에 따르면 건축법 48조에 의거 주요 통신국사는 내진설계 반영 현황을 조사해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KT의 경우 관계법령에 해당되는 434개 국사 중 42%에 해당하는 183개 국사에 이 같은 내진설계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

박 의원은 "KT가 2015년 전체 439개 국사 중 237개 국사만 내진설계가 반영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5년동안 단 6개 국사만 추가로 내진 설계를 반영한 것으로, 실제로 지켜야할 곳에 투자하지 않은 것"이라고 문제 삼았다.

이 같은 지적에 KT는 보완 등 적극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전체회의에 출석했던 황창규 KT 회장도 "(시설) 안에 보면 축전지나 비상발전기 공급장치가 돼 있어 비상시를 대비하고 있고, 이중화 및 이원화는 한전과 협의해 계속 늘려가겠다"며 "(내진설계 관련) 지금 하는 것들은 내진설계를 하고 있고, 오래된 곳은 보강 하겠다"고 답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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