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논란㊥] '고양이 목의 방울' 의석수 확대 가능할까

연동형 비례제 '필수조건' 민주·한국 침묵에 정의당 '총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전제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을 두고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의 여론전이 점입가경이다. 야 3당은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등 양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정치적 결단을 촉구하며 국회 농성을 선언했다. 예산안 격론에 이어 국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선거제 논란을 3회에 걸쳐 알아본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결국 의원정수(의원수) 늘리기로 귀결된다. 현행 의석수를 유지한 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지역구 의석 감축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게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여야 지역구 의원들의 강고한 기득권에 부딛혀 선거제 개편이 좌절된 사례들을 이미 정치권이 수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국회는 국내 사회적 신뢰지수에서 최하위를 차지한다. 국민 정서와 여론을 감안하면 의원수 늘리기는 불가능에 가까워보이지만 최근 들어 시민사회의 요구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며 의원수 늘리기를 공개적으로 주장하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두 거대 정당은 '국민 정서'를 이유로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지역구 지키기에 여야, 영호남 구별도 없다!?

우선 연동형 비례대표제 요구가 왜 의원수 증가로 귀결되는지 살펴보자. 여야가 논의 중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기본 방안인 2015년 중앙선관위의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의원수 300명 유지를 전제로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을 2:1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역구 의원을 200명으로 줄이는 대신 비례대표 의원을 100명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핵심 개념은 선거에서 정당 지지율만큼의 의석수 보장이다. 선거 결과 정당 지지율에 비해 전체 의석수 대비 지역구 당선자 비율이 적을 경우 비례대표로 채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국가인 독일의 경우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이 아예 1:1 이다.

2015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도 중앙선관위의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논의했다. 다만 더 시급하게 논의한 사항은 선거구(지역구) 획정이다. 인구가 밀집한 도시와 반대로 인구가 부족한 농어촌의 인구 비율을 종전 3:1에서 2:1까지 줄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수도권과 광역시 지역구는 증가하는 대신 농어촌 지역구는 감소가 불가피해진다.

당시 농어촌 의원들은 여야를 불문하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심지어 여당인 새누리당,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대표실을 각각 점거하기도 했다. "농어촌 선거구는 단 1석도 줄일 수 없다"는 게 양당 의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농어촌 지방주권 지키기 의원모임'의 공식 입장이었다. 지역구 지키기에서만큼은 여야는 물론 영호남 구별도 없었던 셈이다.

결국 선거구 획정안은 20대 총선을 불과 42일 앞두고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역구는 246석에서 253석으로 늘었지만 비례대표는 거꾸로 54석에서 47석으로 줄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비례대표를 늘리긴커녕 지역구 의원들의 영향력만 더 커진 셈이다. 한 선거 전문가는 "지역구 축소에 대해선 의원들의 출신 지역에 따라서도 입장이 크게 엇갈린다"며 "정치적으로 매우 난감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관련 지역구 감소폭을 최소화하는 대신 의원수를 늘려 비례대표를 확대하자는 논의가 힘을 얻는 배경이기도 하다. 현재 의원수 늘리기와 관련 총대를 맨 쪽은 여야 5당 중 가장 덩치가 작은 정의당이다.

심상정 정의당 정개특위 위원장은 최근 KBS 라디오 방송에서 "의원수 확대 문제만큼은 우리 정당들이 국민 앞에서 진솔해져야 한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함께 의원수 증원을 공식 거론했다. 심 위원장은 "국민의 불신을 받게한 정치를 주도해왔던 양당이 오히려 국민의 불신을 배경으로 의원수 확대가 불가피함에도, 그것을 방패막으로 삼고 있는 것을 국민들께서 살펴보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文 대통령도 주문한 의원수 확대, 총대는 정의당이···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인구 대비 의석수에서 OECD 34개 회원국 중 31위로 가장 적은 축이다. OECD 평균 인구 대비 의석수가 9만9천명 중 의원 1명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17만명 중 1명이다. 의원 1명이 대표하는 국민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입법안의 경우 현행 헌법이 마련된 13대 국회(1988~1992)의 경우 938건에서 19대 국회(2012~2016) 1만7천822건으로 급증했다. 정부 예산의 경우 1988년 18조원에서 내년 470조원으로 26배 증가했다. 국회의 업무량은 급증했지만 의원수는 299명에서 1명 증가로 그쳤다.

의원수 확대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400명까지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국회의원 수를 늘려야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수 있고 직능 전문가를 비례대표로 모시거나 여성의원 30% 할당도 가능하다"는 취지다.

야 3당이 민주당과 한국당 지도부에 대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합의를 촉구하는 강경투쟁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전제로 지역구 조정과 의원수 증가라는 정치적 난제에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라는 속뜻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정개특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김성식 의원은 "지금처럼 선거 후 사표가 많이 발생하고 정당 득표율과 실제 의석수의 괴리도 큰 상황을 그대로 둘 것이냐. 품질 좋은 정치로 가려면 (의석수 증원, 지역구 비율 조정 등 문제는) 불가피하게 해결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도 의원수 증원과 관련 "거대 정당들이 덩칫값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석근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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