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氣살리자⑤] 줄어드는 R&D 세액공제…성장동력 어떻게 발굴하나

세액공제율 3~6%서 0~2%까지…"성장잠재력 올리려면 세제혜택 늘려야"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국내 대기업들의 미래 산업은 R&D(연구개발)가 기초가 된다. 반도체·디스플레이·바이오 등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높은 업종은 물론이고, 그 외의 업종들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꾸준히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정작 정부는 대기업에 대한 R&D 세액공제율을 지난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줄이는 추세다. 대기업의 R&D 투자액은 전체 기업 R&D 투자액의 70%에 달한다. 정부 정책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기업의 움직임과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연합회 등 경제단체들은 대기업 기준 일반 R&D 세액공제가 지속적으로 줄어든다고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의 자료를 보면, 2013년 당기 발생액 기준 3~6% 선이었던 R&D 세액공제 비율이 2014년 3~4%, 2015년 2~3%로 줄어들더니 올해 0~2%까지 감소했다. 대기업의 81.4%가 당기분 방식으로 세액공제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수 대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다.

증가액 기준으로 봐도 2013년 증가분 중 40%였던 세액공제 비율이 2017년 30%, 2018년 25%로 감소 추세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가 유독 대기업에게만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 기간 중견·중소기업은 당기 발생액·증가액 기준 모두 비율 변화가 없었다는 점은 그나마 한국경제를 위해 다행이다.

하지만 국내 전체 기업 R&D 비중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대기업의 R&D 세액공제 비율 축소는 미래산업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의 발목을 잡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R&D 세액공제액을 R&D 투자액으로 나눈 수치인 R&D 투자공제율도 대기업만 감소 추세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올해 R&D 투자공제율을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각각 중소기업 25.0%, 중견기업 9.1%, 대기업 4.1%다. 대·중소기업 간 6.1배, 대·중견기업 간 2.2배 차이다.

이러다 보니 대기업 공제율 대비 중소기업 우대 정도가 12.5배에 달한다. 소득·세액공제 형태로 R&D 세제지원을 실시하는 30개 국가 중 가장 차이가 크다. 반면 미국, 싱가포르, 프랑스 등 19개국은 공제율 차등지원이 없다. 결국 한국의 대기업 R&D 세액공제율은 세계 최하위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당기분 공제방식을 사용하는 17개 국가 중 한국의 세액공제율이 제일 낮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것이 2014년부터 대기업에만 적용된 지속적인 R&D 세액공제율 축소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정부 차원에서 기업의 R&D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는데, 오히려 세액공제율을 줄임으로서 대기업의 국내 투자 및 기술경쟁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남현준 한경연 책임연구원은 "R&D 투자는 기업 입장에서 불확실한 투자 리스크를 떠안는 것인데, R&D 세액공제는 결국 이러한 위험을 국가가 부담해주는 것"이라며 "기업의 R&D가 기업의 이윤 추구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국가 전체적인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활동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정부가 오히려 세제 혜택을 계속 줄이는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역시 지난 6월 발간한 '2018년 기업조세환경 개선과제'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보고서에서 "R&D를 통한 기술개발은 불확실성이 높고 공공재적인 특성이 있어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사회적 적정 수준 이하에서 결정된다"며 "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한국보다 높은 R&D 세액공제율을 적용하고, 민간 R&D 투자 대비 조세지원 비중도 높다"고 언급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미국(10%), 일본(6~14%), 프랑스(5~30%) 모두 한국보다 R&D 세액공제율이 높다. 대한상의는 이를 토대로 일반 R&D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2013년 수준인 3~6%(당기발생액 기준)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증가액 기준으로는 40% 인상안을 제시했다.

재계와 업계에서는 R&D 투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대기업들의 R&D 세액공제율에 대한 정부의 재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미래 산업 육성을 위해 R&D 비용을 계속 높여야 하는 시기인데 굳이 정부에서 R&D 쪽을 압박할 필요가 있나 싶다"라며 "더욱이 정부가 기업의 R&D 투자를 장려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정책 기조와도 별로 맞지는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남 책임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은 기업 자체적인 R&D에 의해서 지속적인 성장을 했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정부의 R&D 지원은 국가경쟁력에 대한 지원과도 같은데, 이를 감안하면 지나치게 R&D 세제 지원을 줄인 것이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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