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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다' 되새기는 김강녕, 삼성화재 반등 이끌 주인공


백계중 합류 리베로 전력 보강…팀 약점 메우기 프로젝트 스타트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지난 2016 리우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 나선 박상영(23, 울산광역시청)은 당시 경기 도중 '할 수 있다'고 혼잣말을 했다. 이 장면을 중계방송 화면에 통해 그대로 잡혔고 박상영은 이후 끌려가고 있던 경기 흐름을 바꿨다. 그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우에서 박상영처럼 '할 수 있다'는 말을 늘 마음 속에 되새기고 있는 선수가 또 있다. 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 리베로 김강녕(32)이 그렇다.

그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수련선수로 V리그 데뷔를 이뤘다. 그리고 이제는 삼성화재 주전 한 자리를 꿰찼다. 그런데 올 시즌 초반 시련의 시간이 자주 찾아왔다. 삼성화재를 상대하는 팀은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김강녕이 자리하고 있는 리시브 라인에 목적타 서브가 집중됐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거나 패할 때면 리시브가 늘 문제가 됐다. 그러나 반전은 있었다. 지난 13일 안방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경기가 그랬다.

삼성화재는 '영원한 라이벌' 현대캐피탈과 당시 맞대결했다. 1, 2세트를 먼저 내주면서 코너에 몰렸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뒷심을 제대로 보였다. 3세트부터 반격에 나서 결국 승부를 뒤집었다.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연패 뒤 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김강녕은 이날 언제나처럼 코트에서 몸을 사리지 않았다. 현대캐피타 선수들의 서브와 스파이크를 받아냈고 경기 종료 후 수훈 선수로 선정돼 방송 인터뷰도 진행했다.

그는 "항상 경기 시작 전 마음속으로 주문을 건다"고 했다. '할 수 있다'를 반복한다. 김강녕은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고 했다.

수훈 선수 인터뷰는 색다른 경험이 됐다. 그는 "솔직히 경기 후 인터뷰 하는 선·후배 선수들을 보며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나도 언제쯤 저 자리에 가서 해보나'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막상 (수훈 선수 인터뷰를)하고 나니 무어라고 말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강녕에게 올 시즌은 의미가 크다. 주전 리베로로 코트로 나오는 첫 시즌이기도 하다. 그는 프로 입단 후 여오현(현 현대캐피탈 플레잉 코치) 이강주(OK저축은행)의 뒤를 받치는 리베로 또는 수비형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한정된 임무를 주로 맡았다.

여오현과 이강주가 이적한 뒤에도 삼성화재 주전 리베로는 김강녕의 자리가 아니었다. 곽동혁(KB손해보험)과 부용찬(OK저축은행)이 있었다. 출전 선수 엔트리가 다 차는 바람에 김강녕이 어쩔 수 없이 로스터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올 시즌이 더욱 특별하다. 그는 "신진식 감독이 저를 믿어주신 부분이 큰 것 같다"며 "그런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 주전으로 뛰는 것이 부담도 되고 힘든 부분도 있다. 그러나 배구는 팀 운동이고 그래서 내가 뛰는 자리가 약점이 되면 안된다"고 말했다.

김강녕은 긴장을 덜어내야한다는 지적을 자주 받고 있다. 그도 잘 알고 있다. "워낙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라 그렇게 되면 몸놀림이 둔해진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앞서 얘기한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한 이유다.

삼성화재는 최근 리베로 전력을 보강했다. KB손해보험에서 임의탈퇴로 묶여있다가 자유신분으로 풀린 백계중을 영입했다. 김강녕과 신인 리베로 이지석에 몰리는 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조치다.

김강녕도 백계중의 가세를 반기고 있다. 포지션 경쟁자가 아닌 동료로서 반갑다. 그는 "혼자 서있는 것보다 내 뒤를 받쳐줄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점이 든든하다"며 "(백)계중이도 능력이 있는 리베로다. 팀이 이길 수 있다면 내가 주전이 아니어도 좋다. 계중이가 먼저 들어가서 승리를 더 많이 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다"고 덧붙였다.

리베로는 수비 전문 포지션이지만 선수 유형에 따라 디그형과 리시브형으로도 나눌 수 있다. 김강녕은 "나는 후자쪽에 더 가까운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프로 4년차 시즌을 뛰고 있는 백계중은 "새로운 팀에 오게 돼 정말 기쁘다"며 "리베로는 디그나 서브 리시브 모두를 잘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유형이라고 구분하기 보다는 두 가지를 모두 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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