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장관 "펜스 美 부통령 CVID 표현 좋지 않은 징조"

트럼프 입장 변화도 '우려' 지적, 제4차 남북 정상회담 조기개최 촉구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국내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최근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대해 "좋지 않은 징조"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전인 이달 초에 "빠른 시간 내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에서 "시간은 많다. 서두르지 않고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것으로 후퇴한 점을 언급한 것이다. 정 전 장관은 "실무자들의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선행조치를 요구한 과거 관행으로 돌아가도록 실무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교육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되살리는 조건으로 "가능한 빠른 시일 내 (현 정부) 제4차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 지난 5월처럼 북미 대화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반도경제통일특별위원회 창립을 겸한 특별강연에서 "북미간 협상 결과만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먼저 움직여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하고, 톱다운 방식으로 다시 북미 정상회담의 모멘텀이 살아나도록 해야 한다"며 현 정세를 이같이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8일 뉴욕으로 예정된 북미 장관급 회담의 불발도 미국측 실무진들이 북한을 압박해들어가는 과정이었다"며 "(회담의 불발도) 북한이 반발하는 차원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지난 11일 아시아, 태평양 순방 중 "한미일이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CVID'라는 표현은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도 거듭 등장했다.

CVID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이 줄곧 반대해온 용어다. CVID가 선제적 핵개발 프로그램 폐기 이후 붕괴로 이어진 리비아의 과거 카다피 정권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다. 그 때문에 미국은 6·12 북미 정상회담 전부터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북미 협상의 목표로 내세웠다.

정 전 장관은 이와 관련 "CVID는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용어로 북한의 반발 때문에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FFVD로 변경한 것"이라며 "CVID라는 용어가 펜스 부통령에게서 다시 쓰인 것도 좋지 않은 징조"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이 제재완화와 관련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핵경제 병진노선 부활 가능성을 시사한 북한 외무성 미주연구소장 명의의 최근 논평을 두고 "개인의 의견이 아닌 정부 당국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미국은 앞으로도 상응조치 없이 제재만 유지하면서 북한의 선행동을 끌어내겠다는 입장이지만 특별한 조치가 없는 한 북한이 굴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 4차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해 지난 5월처럼 북미 대화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이 요구하는 정도까진 아닌 그 절반이라도 북한이 선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핵경제 병진노선은 절대 해선 안된다는 권고와 함께 리비아식의 불안에 대한 해소방안도 협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한반도 평화의 디딤돌은 남북끼리는 계속 깔아 나가야 한다"며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만 요구할 수 없다는 논리로 보수층과 국제사회를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석근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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