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별세] 어록으로 본 고인의 경영철학

'정도경영·고객가치경영' 등 경영철학 강조하는 발언 수차례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평소 온화하고 소탈한 성품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업에 있어서만은 자신이 세운 원칙을 바탕으로 승부사적인 기질을 수차례 보였다.

특히 그가 확립한 '정도경영', '고객 중심 경영', '일등 LG' 어젠다는 지금까지 LG그룹 경영의 커다란 뿌리를 이루고 있다. 구 회장은 생전에 여러 차례 자신의 경영철학을 강조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도경영

"LG는 공정·정직·성실을 바탕으로 하는 정도경영을 통해 철저히 고객을 만족시키고 고객은 물론 사원, 협력업체, 주주, 사회에 대해 엄정히 책임을 다하는 참다운 세계기업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구본무 회장은 지난 1995년 LG그룹 3대 회장 취임 당시 '정도(正道)경영'을 강조했다. 이는 지금까지 구 회장과 LG그룹을 가장 잘 설명하는 키워드가 됐다.

'정도경영'은 2005년 'LG 웨이(Way)'라는 LG 특유의 기업문화로 이어졌다. LG웨이는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을, 실력을 배양해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정도경영'의 행동방식으로 '일등 LG', '시장선도 기업'을 달성하자는 슬로건이다. 구 회장은 이를 모든 경영활동의 기본이자 LG를 상징하는 기업문화로 뿌리내렸다.

구 회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도 "기업은 사회로부터 인정과 신뢰를 얻지 못하면 영속할 수 없다. 우리가 하는 활동 하나하나가 더 나은 고객의 삶을 만든다는 사명감으로 모든 일에 임해야 하겠다"며 "경영의 투명성을 한층 더 높여 투자자와 사회의 믿음에 부응하고 배려가 필요한 곳에는 먼저 다가설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일등기업을 향한 포부

"제가 꿈꾸는 LG는 모름지기 세계 초우량을 추구하는 회사입니다. 남이 하지 않는 것에 과감히 도전해서 최고를 성취해야 하겠습니다."

1995년 회장으로 취임한 구 회장은 취임사에서부터 '일등 기업'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LG를 키우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나타났다.

구 회장의 포부는 이듬해에도 이어졌다. 구 회장은 1996년 사원들과의 만남에서 "현재의 사업 구조를 어떠한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는 구조로 개편해야 하며, 10년 후에도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사업을 선택해 역량을 집중해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구 회장은 이후 '전자·화학·통신' 등 3대 핵심 사업군을 선정하고 이를 집중 육성했다. 이에 해당하는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는 현재 LG그룹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계열사로 성장했다.

구 회장이 강조한 '일등'은 단순히 시가총액 1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인정하는 '일등 기업'의 개념이었다. 구 회장은 2002년 신년사에서 "경영 환경이 어려울수록 일등기업은 오히려 진가를 발휘한다"며 "누구나 인정하는 '일등 LG', 이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달성해야 할 목표"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고객이 신뢰하는 기업, 투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기업, 경쟁사들이 두려워하면서도 배우고 싶어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개발을 통한 혁신발전

구 회장은 유달리 연구·개발(R&D)을 강조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R&D를 통한 새로운 기술 개발이 있어야 LG가 '영속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 회장의 견해는 취임 이듬해인 1996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구 회장은 1996년 10월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 "핵심기술 개발을 주축으로 사업경쟁력을 확보하여 구조조정기를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해 9월 임원세미나에서도 "경영여건이 어려워질수록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 되는 우수인재 확보와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더욱 과감히 집중해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2008년 3월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도 "R&D는 LG가 일등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라며 "날로 격화되는 글로벌 경쟁에서 선진기업의 파상 공세와 후발 기업의 맹렬한 추격을 극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은 R&D에 있다"고 강조했다.

일찍부터 나타난 구 회장의 R&D에 대한 의지는 'LG사이언스파크'로 나타났다. LG는 2014년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4조원을 투자해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여㎡(약 5만3천평) 부지에 연면적 111만여㎡(약 33만5천평) 규모, 연구시설 20개 동으로 이뤄진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 'LG사이언스파크'를 건립했다.

구 회장은 2014년 LG사이언스파크 기공식에서 "LG사이언스파크는 창조적 혁신을 추구하는 우리나라 최대 융복합 연구 단지가 될 것"이라며 "수만 명의 다양한 인재들을 유치하고 육성해, 기술들과 산업간의 융복합을 촉진하고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객 가치 경영

'고객 가치 경영'도 구 회장의 중요한 경영철학이었다. '영속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결국 고객을 염두에 두는 경영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구 회장은 취임 첫해 LG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반드시 고객을 위한 기술, 고객을 위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며 "기술은 고객을 위해서 유익하게 쓰일 수 있을 때 비로소 값어치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2006년 7월 임원세미나에서는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기회가 찾아오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환경에 따라 언제든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2015년 4월 임원세미나에서도 이와 비슷한 말을 했다.

R&D 역시 결국 목표는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봤다. 구 회장은 2016년 3월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 "R&D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고, 철저하게 고객과 시장, 그리고 사업의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그러한 노력들이 인정받고, 충분히 보상받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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