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러~' 손예진, 멜로퀸의 반가운 귀환(인터뷰)

"내 멜로 향한 관객의 큰 사랑 느낀다"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바라보는 배우 손예진이 자신의 20대 시절을 반추했다. 데뷔 직후부터 눈부신 미모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이제 연기력까지 갖춘 충무로 대표 배우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나이듦과 함께 무뎌지는 감정들을 붙잡고, 이를 인물을 통해 쏟아내려 노력한다는 그의 이야기가 18년 간 연기의 길을 걸어 온 베테랑 배우의 고민을 엿보게 했다.

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감독 이장훈, 제작 무비락)의 개봉을 앞둔 배우 손예진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1년 후 비가 오는 날 다시 돌아오겠다는 믿기 힘든 약속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아내 수아(손예진 분)가 기억을 잃은 채 남편 우진(소지섭 분)과 아들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일본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했다.

영화를 통해 손예진은 수아의 20대 시절부터 엄마가 된 현재의 모습까지 넓은 세월을 소화했다. 실제 자신의 20대를 떠올리면서는 "내 20대는 오로지 연기였다. 오로지 연기에 청춘을 바쳤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이렇게 작품으로라도 풋풋했던 시절을 그려 설레고 좋았다"고 답했다.

"나이가 들며 감정은 무뎌질 수밖에 없잖아요. 어떤 일을 겪으며 예전엔 놀라고 당황하고 슬펐다면 이제 웬만한건 이해가 된다는 이야기예요. 어떤 일이든 사연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며 무뎌지는 거죠. 그렇게 깎이는 감정들을 자꾸 끌어올리는 일, 그 감정들을 붙잡는 것이 배우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 밑바닥에 있는 말랑하고 설레는 감정들을 끄집어내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통해 그런 감정들을 추억하게 돼 좋았어요."

손예진은 최근작인 영화 '비밀은 없다'와 '덕혜옹주'를 통해 또 한 번 성장한 연기력을 펼치며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지치지 않고,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늘 작품에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는 비결을 물었다. 사그라들지 않는 열정 속에서, 오히려 책임감과 사명감까지 느끼게 된다는 것이 손예진의 이야기였다.

"(연기 욕심은)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것 같아요. '욕심'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해내고자 하는 의지와 책임감이 바탕이 돼서 '내가 이 영화를 이렇게 표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거창하게 이야기해서의 책임감과 의지, 사명감인 것 같아요."

원작을 본 관객들이라면 이미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결말을 예측하고 있겠지만, 영화는 고난을 만난 이들이 정해진 운명 속에서 이를 받아들이면서도 서로의 삶을 온전히 끌어안는 모습을 비춘다. 극 중 수아의 상황에 비춰, 배우 손예진의 과거에도 만족스럽거나 혹은 후회가 되는 선택이 있었는지 물었다.

"저는 운명론자예요. 모든 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해요. 주변으로 난 작은 길들이 있곘지만, 아주 큰 그림은 정해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작품도 그래서 운명인 것 같고요. 운명이라는 것이, 개척하고 만들어가야 하는 길이란 것도 물론 믿어요. 운명을 극복하려는 노력 안에서도 큰 그림이 정해져 있다는 생각을 하죠. 그래서 인생이 재밌고 궁금한 거고요. 후회되는 작품, 당연히 있죠. 하지만 그조차 내가 그 일을 맞이함으로 인해 깨달음을 얻게 해준다고 생각해요. 다 내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 생각하죠. '이렇게 되려고 이렇게 된 거야'라는 생각이에요."

'멜로퀸'으로 불려 온 그가 다시 멜로 장르의 영화로 돌아온 것에 대해, 관객은 물론 영화계의 반응도 뜨겁다. 손예진은 이런 호응 속에서 새삼 자신의 멜로 연기가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전에도 사랑 이야기는 늘 꿈꾸고 있었고, 저에겐 소중한 고향 같은 면이 있었어요. 손예진이라는 배우의 필모그라피를 떠나, 관객이 제 멜로 연기를 더 사랑해주고 있다는 걸 느끼기도 하고요. '난 멜로만 할거야'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시간이 갈수록 멜로 속 제 모습을 많이 사랑해주신다는 게 느껴져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 대해 저를 '멜로퀸'으로 지칭해주는 기사들을 보고도 기분이 묘하고 이상했어요.(웃음)"

여전히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 '클래식' 등 그의 '멜로 대표작'들은 손예진에게도 특별한 의미로 남아있다. 손예진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대표작들의 뒤를 이어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진한 감상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라고 있다.

"'클래식'은 벌써 2000년대 초반의 작품이잖아요. 그간 다른 식으로 (멜로를 통해) 감동을 주고 싶었지만 작품을 찾기가 너무 어려워어요. 그 작품들을 뛰어넘어야 하는데, 그에 버금가는, 마음에 딱 와닿는 시나리오가 없었죠.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오랜 뒤에도 '그 영화 참 좋았어요'라는 반응을 얻는 영화가 되면 좋겠어요."

한편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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