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기 코치, 김이율의 포스트홀릭] 사랑은 그렇게 조용히 베푸는 거라죠




사랑은 그렇게 조용히 베푸는 거라죠

좋은 책은 시간이 오래 지나도
가슴 한구석에 그때의 그 감동으로 남아 있는 듯합니다.
가슴에 남아 있는 한 권의 책이 있는데
바로 구리 료헤이 단편소설 <우동 한 그릇>입니다.

어느 작은 도시의 ‘북해정’이라는 우동집.
허름한 차림의 중년 여성과 두 아들이 우동집에 들어옵니다.
“1인분만 주세요.”
주인은 이들이 돈이 부족하다는 걸 눈치 챕니다.
주인은 이들이 자존심 상하지 않도록 몰래 1인분 반을 그릇에 담아줍니다.

이 장면을 생각할 때마다
‘배려는 이런 거구나.’하고 깨닫게 됩니다.
배려라는 것은 그저 남을 돕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읽고 그 편에 서는 겁니다.
나를 알리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는 늘 자신의 선행을 남들이 알아주길 바랍니다.
운동장에 버려진 휴지를 주울 때도 일부러 천천히 줍습니다.
혹여나 이 장면을
교장선생님이 보진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지하철 계단을 오르는 할머니를 도우면서 주위를 둘러봅니다.
혹여나 이 장면을
누군가가 사진을 찍어가진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연말에 불우이웃에게 쌀을 전달하면서 사진은 빼놓지 않습니다.
왼손이 하는 걸 오른손에 모르게 해야 하는데
오른손은 물론이고 세상 사람들이 다 알아줬으면 합니다.
물론 남을 위해 전혀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는 것보다는
남을 돕는 건 백배, 천배 좋은 일이고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러나 더 아름답고 멋진 일은
도움은 받는 이가 불편하지 않도록,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조용히 대해주는 게 아닐까요.

김이율(dioniso1@hanmail.net)
「잘 지내고 있다는 거짓말」, 「가슴이 시키는 일」 등의 베스트셀러를 펴냈으며 현재는 <김이율 작가의 책쓰기 드림스쿨>에서 책을 펴내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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