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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구형 받은 신동빈, '원톱' 흔들…롯데·재계 "당혹"


1심 실형 선고 가능성 높아져…롯데, 주요 사업 차질 불가피 할 듯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30일 롯데지주 등 5개사가 재상장하며 '뉴롯데'로 새 출발을 알린 롯데그룹이 오너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중형 구형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당장 신 회장 주도로 추진하던 인수·합병(M&A)이나 동남아 시장 진출, 호텔롯데 상장 등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그룹은 비상 상황에 놓였다.

검찰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유남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신 회장 등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신 회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를 적용해 징역 10년과 벌금 1천억 원의 중형을 구형했다. 과거 솜방망이 처벌을 받던 재벌 총수에 대해 공식처럼 적용됐던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다.

또 검찰은 신 회장 외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에게도 각각 징역 5년, 징역 7년,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총수 일가가 이처럼 한 꺼번에 중형이 구형된 것은 거의 처음이다. 이날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신 총괄회장 역시 추후 결심절차에서 중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롯데 총수일가는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막대한 부를 이전했다"며 "기업재산을 사유화해 일가의 사익을 추구했고 피고인들은 여전히 무엇이 잘못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을 엄정히 처벌해야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되는 총수일가의 사익 추구 범죄를 종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오자 롯데그룹은 '침통함'이 흘렀다. 롯데 관계자는 "재판부의 선고가 아직 남아있으므로 아직 입장을 언급하긴 어렵다"며 "향후 재판을 지켜보겠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으나 예상을 뒤엎고 오너 일가가 모두 중형이 구형되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분위기다.

롯데 관계자는 "상당히 예상치 못한 결정에 당혹스럽다"며 "앞으로 선고 결과를 봐야 겠지만 검찰 구형이 참고되는 것을 감안하면 많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수사 등의 과정에서 '경영 투명성'에 대한 노력과 국민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사회 공헌 확대, 기업공개 강화, 지주사 출범 등 일련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고 투자 확대나 고용창출 등에도 앞장서고 있다"며 "이런 부분들을 잘 추진할 수 있도록 환경적인 부분들을 재판부가 감안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모두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계 역시 예상보다 높은 형량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이번에 신 회장에게 중형이 구형된 만큼 1심 재판부가 법리적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집행유예는 3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를 선고할 경우 적용받을 수 있지만 신 회장은 징역 10년을 구형 받은 데다 최근 사회 분위기상 징역 3년 이하로 형량을 줄여 선고받을 가능성도 적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검찰의 구형은 예상보다 너무 쎈 것 같다"며 "신 회장이 구속 상태인 것도 아니고 검찰이 이 같이 나선 것은 과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에 이어 롯데까지 이렇게 되면서 '불똥'이 튀진 않을까 걱정된다"며 "'재벌 개혁'에 대한 재판부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이번에 보여준 듯 하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 측 변호인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롯데는 국내 1위 법무법인 김앤장을 중심으로 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했지만 신 회장의 중형 구형을 피하진 못했다. 변호인들은 그동안 신 총괄회장이 결정권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신 회장에게 집행유예 정도로 처벌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쳐왔다.

신 회장 측 변호인은 "최근 롯데그룹은 사드 문제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런 어려움을 하나씩 수습하고 극복해 그룹과 한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과거 가족중심경영이나 경영불투명성을 해소하고자 기업공개, 지주회사 전환, 순환출자 해소 등 갖은 노력해온 당사자에게 오히려 그 책임을 묻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만약 1심 선고에서 실형을 받게 되면 롯데그룹의 모든 사업들이 '올 스톱' 될 수도 있다"며 "최근 지주사 체제 출범으로 '뉴 롯데'의 시작을 알렸지만 이번 일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한편 신 회장은 총수일가에 508억 원의 '공짜 급여'를 주게 한 것으로 횡령 혐의를, 롯데시네마 영화관 매점 운영권을 헐값에 넘겨 롯데쇼핑에 774억 원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배임 혐의를, 부실한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에 다른 계열사를 동원하는 등 471억 원의 손해를 입힌 것으로 배임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또 신 회장은 이번 경영 비리 혐의 외에도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70억 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신 회장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12월 22일 진행될 예정이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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