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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OLED '퀀텀닷', 삼성전자 "QLED만이 아니다"


'TV·배터리·바이오·센서' 등에 적용 가능…'비카드뮴계 핵심 특허' 확보

[양태훈기자] 삼성전자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로 '퀀텀닷(QD, 양자점)'에 집중하고 있다.

퀀텀닷은 2~10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반도체 입자를 말한다.

전압을 가하면 OLED처럼 백라이트유닛(BLU) 광원 없이도 화소 스스로 색을 낼 수 있는 자발광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하고, 빛의 파장을 흡수해 재방출하는 성질도 있어 액정표시장치(LCD) TV의 고색재현 및 고휘도를 달성하는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퀀텀닷 응용기술을 통해 디스플레이 외 바이오, 메모리, 센서 등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 왜 퀀텀닷인가?

세계적 퀀텀닷 권위자인 현택환 서울대학교 교수는 "퀀텀닷은 10나노 이하로 만들면 입자 사이즈에 따라 밴드갭 에너지(전하가 이동할 수 있는 에너지대역)가 바뀌는 특성을 갖고 있다"며, "이는 반도체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퀀텀닷은) 밴드갭 에너지를 튜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퀀텀닷의 입자 크기에 따라 빛의 삼원색인 'RGB(적녹청)' 구현이 가능해 더 선명한 화질을 얻을 수 있고, 바이오 분야에서는 유기물 대비 화학적·물리적 안정성이 높아 바이오 이미징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

현택환 교수는 "퀀텀닷 입자 크기를 바꾸면 원하는 색을 다 낼 수 있는데, 이를 결정하는 게 바로 밴드갭 에너지"라며, "퀀텀닷을 7~8나노미터로 나누면 레드(R), 6나노미터면 그린(G), 완전히 작게 나누면 블루(B) 색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몸속에 있는 암세포 조직들을 찾아내는데도 퀀텀닷을 활용할 수 있다"며, "유기물은 빛에 약해 1분 정도가 지나면 빛이 사라지는데 무기물(퀀텀닷)은 화학적·물리적 안정성이 유기물 대비 높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사가 독자 개발한 비카드뮴계(인체에 무해한 것이 특징) 퀀텀닷 기술을 TV에 첫 적용, 올해는 색재현력과 발광효율을 높인 2세대 퀀텀닷 기술을 선보였다.

현택환 교수는 이와 관련해 "처음 삼성전자의 SUHD TV에 들어간 것이 비카드뮴계 퀀텀닷이라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며, "(비카드뮴계 퀀텀닷으로) 똑같은 입자 사이즈를 만들면서 동시에 높은 빛 효율을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삼성이 해낸 것 같다"고 놀라움을 전했다.

이는 그간 대학, 기업, 연구기관 등에서 이뤄진 퀀텀닷의 연구개발 방향은 기본적으로 광효율이 높은 카드뮴계(인체에 유해)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앞서 소니가 삼성전자보다 먼저 TV에 퀀텀닷 기술을 적용했지만, 카드뮴계 퀀텀닷 기술로 주목을 받지 못해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현택환 교수는 "소니에서 1년 동안 퀀텀닷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나왔다가 사라졌는데, 이는 카드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퀀텀닷 기술은 현재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되고 있는데,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디스플레이로 퀀텀닷을 통한 LED(QLED) 구현이다"라고 전했다.

◆ 삼성전자, "퀀텀닷은 신성장동력"

장혁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부사장은 "퀀텀닷은 삼성전자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부분에서 한계를 뛰어넘는 '넥스트 제너레이션'이라 할 수 있다"며, "이는 차세대 퀀텀닷을 통해 디스플레이 시장을 이끌어가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퀀텀닷 기술이 TV에 먼저 적용된 만큼 디스플레이 부문의 혁신을 완성하고, 이후 시장 환경에 따라 퀀텀닷 응용기술 기반의 바이오·센서 등의 새로운 응용분야로 확장하겠다는 것.

실제 광을 받아 전기신호로 전환하는 퀀텀닷의 성질을 응용하면, 가시광선보다 더 낮은 조도나 적외선을 감지해 자율주행차의 안전주행을 돕는 센서를 개발할 수 있다.

장혁 부사장은 "어떤 디바이스가 시장에서 수요가 있는가를 상상하면 그 순서대로 상용화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디바이스(제품) 측면에서 시장의 수요가 있다면, 많은 리소스(연구개발)가 붙을 것이고 순서에 맞게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OLED를 뛰어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QLED 역시 마찬가지다. 시장수요를 고려해 우선은 퀀텀닷 기술을 통한 SUHD TV의 성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장혁 부사장은 "(퀀텀닷에 대한) 기술 로드맵은 '시트(필름)에서 '컬러필터', QLED로 나아가는 것이 방향이지만, 아직은 연구개발과 디바이스(제품) 과정이 같이 진행되는 것은 아닌 상황"이라며, "(앞으로 출시되는 퀀텀닷 TV는) 현재보다 색좌표와 휘도를 넓히는 방향이 될 것으로,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이 될 수 있도록 소비전력도 줄여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퀀텀닷 응용기술의 저변 확대에 대비한 관련 특허도 확보한 상태다. 인체에 무해한 비카드뮴계 퀀텀닷 기술인만큼 향후 퀀텀닷 시장선도에 기여할 전망이다.

장혁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멀티쉘, 계면제어 등을 통해 카드뮴보다 고휘도·고색재현이 가능한 비카드뮴계 퀀텀닷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미국 기업들이 보유한 특허는 다 해결한 상태로, 비카드뮴에 대한 핵심 특허를 가지고 있어 향후 비즈니스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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