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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은] 일본車업계에 불어 닥친 '잔인한 5월'


[이영은기자] 일본자동차 업계가 잔인한 5월을 보내고 있다. 최근 미쓰비시의 연비 조작에 이어 닛산의 일부 차종에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혐의가 포착되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16일 환경부는 국내에서 판매된 한국닛산의 캐시카이 유로 6 모델 차량에서 배출가스 불법조작 임의설정 장치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정부 차원에서 닛산 차량의 배출가스 임의조작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최초다.

환경부에 따르면 문제가 된 캐시카이 유로 6 모델 차량은 배출가스 재순환장치를 엔진 흡기온도 35도(℃)에서 작동 중단되도록 설정했다. 통상 엔진 흡기온도가 45∼50도에 이르게 되면 엔진 과열을 이유로 배출가스 재순환장치가 자동적으로 꺼져도 위법에 해당되지 않는다. 다만 35도에서 작동이 멈추는 것은 정상적인 제어방식이 아니라는 것이 환경부의 판단이다.

캐시카이 유로 6 모델은 국내에서 814대가 팔리는데 그쳤지만, 르노-닛산 자동차가 영국에서 제조하고 있는 차량인 만큼 글로벌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단 한국닛산에서는 이같은 조작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에 나섰다. 유럽과 한국에서 적법한 인증절차를 거쳐 통과했고, EU 규제기관들도 닛산 차량에 배출가스 저감장치에 대한 임의설정을 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는 것이 반박의 근거다.

또 이번에 문제가 된 배출가스 저감장치 작동 중단의 이유는 재순환장치 파이프 재질이 고무라는 특성 때문일 뿐, 불법을 저지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회사가 억울함을 외치고 있지만 이번 일로 인해 닛산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는 타격을 입게 됐다. 여기에 최근 발생한 미쓰비시의 연비 조작 사태까지 겹쳐 일본자동차 전체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르노-닛산얼라이언스가 미쓰비시를 인수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그러나 미쓰비시의 연비조작 파문에 이번 닛산 사태까지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경우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동차산업은 기술력 만큼이나 '안전'과 '신뢰'라는 가치가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한다. 당장 눈 앞에 닥친 이익에 골몰해 소비자를 향한 신뢰를 저버린다면 이는 '기업의 몰락'이라는 독배(毒杯)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소비자에게 거짓을 말한 댓가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 터다. 등 돌린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일본차 브랜드가 들여야 할 노력과 비용은 '잔인한 5월'에 비할 수 없을 듯 하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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