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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여성시대', 세월 흘러도 사연의 힘은 강하다…'진짜 라디오스타'


서경석 "개그맨? DJ? '여성시대' 신입생의 마음으로"

[이미영기자] '여성시대'가 50살이 됐다. 라디오에서 텔레비전, 인터넷으로 옮겨가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도 '여성시대'는 그 자리에 있다. 때로는 눈물 나는 우리 엄마의 이야기를, 정감 가득한 우리 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어디다 털어놓을 수 없는 가슴 속 응어리 진 사연이 전해지기도 한다. '여성시대'의 소소하지만 따뜻한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의 귀를, 마음을 붙들고 있다.

양희은, 서경석은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MBC에서 열린 MBC 표준FM '여성시대'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양희은은 17년째 '여성시대'를 진행하고 있고, 서경석은 강석우 후임으로 발탁돼 27일부터 진행에 나섰다.

17년 동안이라 '여성시대'를 진행할 줄 몰랐다는 양희은은 "갱년기와 겹쳐, 무겁고 슬픈 이야기들이 마음에 얹혀, 개인적인 성향상 쉽게 떨쳐버리지 못하는 성격이기에 3년 동안 고생을 많이 했다. 마음이 어쩔 줄 모르는 상태를 3년 겪었다. 지금은 빼놓을 수 없는 제 일상이다. 그 많은 세월을 무난하게 떨쳐온게 제 인생에 정말 잘한 일 같다"고 말했다.

양희은은 정감 넘치는 진행으로 동시대 여성들을 어루만졌다. 동시에 그 사연들이 가슴에 겹겹히 쌓여 아프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떤 건 또한 '여성시대'였다. 양희은은 "'여성시대'라는 대학교에서 세상에 대해 가장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양희은은 "17년 전에는 가정폭력 사연이 많았다. 지금은 여성들이 능동적으로 찾아가는 또다른 과정이 있기 때문에 억장이 무너져서 쓰는 편지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맨처음에는 이렇게 아픈 사연이 라디오에 한 번 나오는게 무슨 의미일까. '이런다고 안 때릴까. 가출했던 아이가 돌아올까. 사연이 한 번 소개된다고 무슨 변화를 줄 수 있을까'가 가장 큰 숙제였다"고 지난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양희은은 "뭔가 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사연을 털어놓지 못하고 차곡차곡 입력이 됐다. 어느 순간 편지조차 쓸 수 없는 누군가는 '자기 객관화'와 함께 연대가 생긴다. 거대한 어깨동무가 생기는 것을 사연을 통해서 또 본다"고 말했다.

그는 "17년 세월 동안 많은 이벤트를 하고 소풍도 하고 함께 해왔지만, 세상이라는 학교에서 동료들이 껴안을 수 있는 여성의 연대를 알게 된 게 너무 좋다. '여성시대'를 하는 동안 30주년 44주년 기념앨범이 나왔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여성시대'는 많은 여성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이같은 힘을 알 수 있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양희은은 "나는 어디를 가든 깍듯한 인사를 받는다. 목욕탕이든 시장이든 눈을 마주치며 목례를 한다. 가수를 30년 동안 할 때는 받아보지 못했던 인사다. 제게 그런 인사를 하는 건 '여성시대'를 맡고 나서부터다"고 말했다.

지난 27일부터 장수프로그램 '여성시대'에 새 주인, 방송인 서경석이 함께 하고 있다. 기존의 '여성시대' 색깔을 지켜나가되,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 서경석의 편안함과 현명함은 '여성시대' 새 DJ에 적격이었다고.

'여성시대'를 진행하고 있는 이한재 PD는 서경석의 새 DJ 발탁에 대해 "여성시대가 갖고 있는 청취자층이 5,60대라고 하는데 20대 여성 청취자들, 3,40대 주부 직장인들도 사연을 많이 보낸다. 그 분들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기 위해서는 40대 초,중반의 남성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PD는 "우리 프로그램에 오늘 씨스타 노래가 나갔다. 이게 서경석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경석은 "청취자의 사연을 소개하다 눈물이 날 뻔 했다. 청취자들의 사연이 진솔하다. 하루하루 즐겁고 감동적이다"고 말했다. 서경석은 "만들어진 이야기들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연예이라는 직업으로 그 일선에 서있는 저에게 일반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통로다"고 말했다.

17년째 '여성시대' 안방마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양희은에 대한 굳건한 믿음도 드러냈다.

서경석은 "양희은이라는 거대한 산이 든든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그 산에 어깨 기대어 꼭대기까지 올라가보고 싶다"라며 "어린아이라는 소리를 듣는건 오랜만이다. 이틀 밖에 되지 않았는데 너무 편안하다. 양희은 진행에 젓가락 한짝 올려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서경석은 "DJ라는 것과 코미디언이라는 것을 잊고 '여성시대'의 신입생 느낌으로 하겠다. 쿵쾅거려 모나는 모습, 또 존재감 없는 조용한 모습 그 중간 즈음에서 앙증맞게 대들기도 하고 선배들이 쌓아놓은 것 잘 본받는 자세로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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