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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만 생존한 ACL 8강, 투자 없는 K리그 미래는 먹구름


선수 유출로 전력 약화 뚜렷, 중국-태국 등은 적극적 투자 앞장서

[이성필기자]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8강 진출팀이 모두 가려졌다. 서아시아에서는 곽태휘의 소속팀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남태희가 뛰는 레퀴야(카타르)가 먼저 8강 티켓을 받았다. 이어 나프트 테헤란(이란)과 권경원의 소속팀 알 아흘리(UAE)가 8강행에 성공했다.

동아시아에서는 전북 현대(한국)가 K리그 4팀 중 유일하게 8강에 올랐고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가시와 레이솔, 감바 오사카(이상 일본)가 8강에 합류했다.

동아시아의 구도만 놓고 보면 K리그는 매년 꾸준히 한 팀 이상은 8강까지 진출해왔고, 이번에는 전북이 8강까지 생존했다. 하지만 K리그는 최근 2년간 우승팀을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해는 웨스턴 시드니(호주)의 돌풍에 밀렸고 2013년에는 FC서울이 결승까지 올랐으나 광저우를 공략하지 못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2012년 울산 현대 이후 2년 동안 K리그는 정상을 밟지 못했다.

올 시즌 조별리그부터 자세히 뜯어보면 K리그는 과거처럼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4팀 모두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성적이 K리그의 약세를 대변하고 있다. E조 2위로 8강에 온 전북의 경우 가시와와 승점이 같았지만, 상대 전적에서 조 2위로 밀렸다. 가시와 원정에서 2-3으로 진 것이 뼈아팠다.

베이징 궈안(중국)과의 16강에서도 전북은 홈 1차전에서 1-1로 비겨 위태로운 상황을 맞았다. 2차전 원정경기에서 에두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겨 웃기는 했지만, 결코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시민구단 성남FC는 승점 동률 시 상대전적 우선 원칙이라는 제도의 효과를 누리며 16강에 오르기는 했지만 힘겨움의 연속이었다. 득점에서는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에도 5골이나 뒤졌다. 감바(10골)에도 미치지 못했다.

성남은 조직력을 앞세운 수비 축구로 16강까지 갔다고는 하지만 한계는 분명히 있었다. 광저우와의 16강 1차전을 이긴 성남은 2차전에서 한 골만 넣어도 8강이 희망적이었지만 넘어서지 못했다. 저비용 고효율로 영입한 브라질 외국인 3인방으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196억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히카르도 굴라트 1명에 미치지 못했다. 2차전에서 굴라트에게 2골을 내주며 8강 티켓을 놓친 데서 한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FC서울은 성남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싸웠다. 골잡이 부재로 힘든 조별리그를 치렀고 웨스턴 시드니에 승점 1점 차로 앞서며 어렵게 16강에 올랐다.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3-2 기적의 승리를 얻은 것 외에는 인상적인 경기가 없었다.

득점에서도 서울은 5득점으로 예선 4팀 중 꼴찌였다. 누적된 문제는 감바와의 16강 두 경기에서 합계 2-6으로 2연패하는 망신으로 이어졌다. 투자가 줄어드니 확실한 선수 영입도 없었고 현상 유지조차 힘겨워하다가 무너졌다. 8강에 올라가야 챔피언스리그 선수 등록이 가능한 박주영은 활용해보지도 못했다.

수원 삼성도 마찬가지. 염기훈-정대세 콤비를 앞세워 조별리그 4팀 중 가장 많은 11골을 넣었지만, 수비가 붕괴하면서 베이징에 상대전적에서 밀려 조 2위로 16강에 갔다. 수비 보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졌지만 구단 규모를 줄인 상황에서 선수 보강을 하지 못했고 있는 자원으로 버티다 16강 탈락의 쓴맛을 봤다.

김학범 성남 감독의 진단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김 감독은 광저우전 뒤 "전북만 8강에 진출했다. 이런 추세라면 K리그는 앞으로 중국 슈퍼리그와 일본 J리그를 넘기 어려운 벽에 부딪힐 수 있다. 전북이 투자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듯이 K리그도 투자와 발전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꾸준히 투자한 전북을 제외하면 나머지 팀들은 모두 최근 수 년간 눈에 띄는 투자가 없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도입한 연봉 공개 등 외부 효과도 부정적인 영향이 컸다. 반대로 중국, 태국 등은 국가 차원에서 나서 축구계와 손잡고 축구 시장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일본은 리그 경기 일정까지 조절하며 적극 지원에 나서는 반면 한국은 챔피언스리그 출전 4팀이 3~5월 A매치 휴식기를 제외하면 사나흘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으로 지친 상태에서 상대와 힘겨운 승부를 벌여야 했다. 한정된 스쿼드로는 한계가 있음을 실감했다.

A구단 고위 관계자는 "과거 서울만 봐도 데얀, 하대성 등 굵직한 선수들로 챔피언스리그를 지배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는 수원이라고 다를 바 없다. 점점 더 구단을 옥죄는 정책이 나온다면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결국 경기력에도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선수가 뛸 시장은 넓고 갈 곳도 많은데 K리그에 버틸 이유가 없는 상황이 가속화되고 있다"라고 좋은 선수가 계속 유출되고 있는 상황을 걱정했다.

이어 "경기력은 단순히 감독의 지도력이나 선수들의 기량으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선수에 대한 투자와 이를 뒷받침하는 보강도 있어야 한다. 시민구단 성남의 경우 전문 피지컬 코치 없이 원정을 다녔다. 축구도 과학인데 사실상 김학범 감독의 지식에만 의존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라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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