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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리]현빈이 멋있어서 더 슬픈, '하이드 지킬, 나'의 굴욕


'하이드 지킬, 나', 이러려고 현빈 비주얼-연기력 낭비했나

[장진리기자] 현빈의 비주얼과 연기력이 낭비된 드라마였다.

지난 26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극본 김지운 연출 조영광)는 로빈과 인격이 결합된 구서진(현빈 분)과 장하나(한지민 분)의 아름다운 로맨스가 결실을 맺으며 완벽한 해피엔딩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날 방송에서는 로빈과 구서진의 인격 융합이 그려졌다. 아름다운 기억을 가지고 떠나고 싶다던 로빈은 장하나와 애틋한 결혼식을 올린 후 최면 치료를 통해 구서진을 완전히 떠난다. 구서진은 원래의 까칠남으로 돌아왔지만 예전과는 달랐다. 로빈의 감정과 기억이 유입되며 구서진과 로빈은 완벽한 인격 융합을 이뤄냈다. 분명히 구서진이지만 웹툰 작가였던 로빈처럼 능숙하게 그림을 그렸고, 로빈이 그랬듯 권비서(이승준 분)에게 '형'이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로빈의 기억과 감정을 그대로 공유하게 된 구서진은 장하나를 찾아가 "당신 덕분에 인생의 반을 이제 다 기억한다"며 "내가 구서진인지 로빈인지 묻는다면 내 대답은 하나다. 당신을 사랑했고 사랑하고 사랑받길 원하는 한 남자"라고 고백 후 로맨틱한 키스를 나눈다. 완벽한 사랑의 결말이었다.

'하이드 지킬, 나'는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미약했던 용두사미 드라마로 남았다. 군 제대 후 4년 만에 안방에 돌아오는 현빈의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하이드 지킬, 나'는 해리성 정체 장애(다중인격)라는 같은 소재를 다뤘던 경쟁작 '킬미, 힐미'에게 화제성은 물론 시청률까지 완벽하게 무릎을 꿇었다.

조악한 스토리는 '하이드 지킬, 나' 부진의 가장 큰 이유였다. 윤태주(성준 분)가 체포의 순간 최면을 이용해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가고, 스승의 목숨까지 위협하며 납치를 강행했으면서도 아버지가 납치극 범인 중 한 명이었음을 기억해내고 죽도록 미워했던 구서진과의 갈등을 마무리하는 맥없는 스토리는 시청자들의 실소마저 자아냈다.

세상에서 가장 나쁜 남자 구서진과 세상에서 가장 착한 남자 로빈, 1인 2역을 연기한 현빈은 극과 극을 오가는 캐릭터로 열연했지만 현빈의 고군분투도 떠나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는 없었다. 산으로 가는 스토리를 현빈이라고 막을 수 있었을까.

현빈은 극으로 치닫는 중구난방 스토리 속에서도 극의 무게중심을 지켰다. 로빈과 장하나의 로맨스가 무르익으면서 현빈 특유의 여심을 녹이는 멜로 연기는 더욱 빛을 발했다. 그러나 종영을 앞둔 현빈이 더욱 멋있어질수록 스토리는 더욱 개연성을 잃어만 갔다. 현빈이 너무 멋있어서 안타까운 '하이드 지킬, 나'의 아이러니였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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