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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1세대들이 말하는 '40대 개발자 역할론'


송재경·김동건·서관희·홍동희 "40대 개발자? 일은 잘하지만…"

[문영수기자] 40대는 게임 개발자에게 있어 정년으로 불리곤 한다. '몸값'은 끝에 닿았고 젊고 실력 좋은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다 보니 심적인 압박이 크기 때문이다.

'40대가 되면 치킨집을 차리라'는 고약한 농담이 화자되는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치는 않다.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다 보니 40대의 누군가는 창업을 하고 누군가는 쓸쓸히 게임업계를 떠난다. 우리 게임산업의 자화상은 씁쓸하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것만은 아니다. 불혹의 나이에도 왕성한 개발 활동을 펼치고 있는 1세대 개발자들은 이같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있다.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김동건 넥슨 데브캣스튜디오 본부장, 서관희 엔트리브소프트 대표, 홍동희 전 막고야 대표 등 이름만 대도 알만한 유명 게임 개발자들이 경기도와 성남시가 공동 주최한 'G-HUB 게임커넥트'에 모여 '40대 개발자 역할론'을 펼쳐 주목된다.

이들이 얘기하는 40대 개발자의 위상은 어떻고 또 앞으로 해야 할 역할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40대 개발자? 능력은 그대로

'리니지', '바람의나라', '아키에이지' 등 굵직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들의 주역인 송재경 대표는 여전히 자신이 한 사람 몫의 프로그래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어느새 그의 나이 40대 후반에 접어들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숫자에 불과할 뿐 실력과는 무관하다는게 송 대표의 견해다. 그는 "내일 모레면 50인데 아직도 프로그래밍을 한다"며 "50대 들어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동건 본부장도 40대의 나이가 아직 발목을 붙들 때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40대가 실무적 능력이 떨어질 때는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며 "노련하기 때문에 오는 장점이 분명 있다. 실무는 오히려 깔끔하게 더 잘 처리하기도 한다"고 두둔했다.

홍동희 전 대표 역시 "나이가 40대가 된다고 개발력이 떨어지지는 않는다"며 "올해 50인데 40대때 어떻게 살았는지 돌이켜보니 툭하면 밤새고 그랬다.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40대에 접어든다 해도 개발력 저하가 오지는 않는다는게 이들 1세대 개발자의 공통된 견해다.

◆40대 개발자, 그러나 경계할 것은

그러나 분명 경계해야할 문제는 있다. 비단 40대 개발자뿐 아니라 40대 직장인들이 살기 어려운 우리 사회에서는 분명 예전과는 다른 마음가짐과 노력이 필요하다는게 이들의 견해다. 무력함, 바닥에 떨어진 에너지, 커리어가 끝나간다는 자괴감 등은 40대 개발자들의 발목을 붙들 요인이 되기에 충분하다.

김동건 본부장은 "마치 일반 회사원처럼 출근하는 개발자들이 있다"며 "원인은 같은 일만 계속하다보니 회의감이 들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길을 개척하던 20대의 젊은 열정도 퇴색한 데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무력함은 40대 개발자의 입지를 위협하는 문제로 작용하기 충분하다는게 그의 견해다.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소극적인 태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서관희 대표는 "연봉 테이블은 기존과 그대로 받고 싶어하면서 책임지는 일은 기피하거나 회피하려는 개발자들을 종종 본다"며 "이같은 40대 개발자를 고용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신보다 나이가 낮은 팀원들을 무시하는 듯한 고압적 태도도 지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기도 했다. 홍동희 전 대표는 "장유유서를 중시하는 한국 사회 특성상 처음 만난 동료에게 나이부터 물어보는 사례가 많다"며 "이때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면 호칭과 말투부터 바뀌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분명 문제가 된다.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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