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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머니 영화·드라마 이어 e스포츠까지 넘봐


중국자본과의 상호보완적 관계 정립 필요성 대두

[류세나기자] 대형 자본을 앞세운 차이나머니가 영화, 드라마, 게임에 이어 국내 e스포츠산업까지 위협하고 있다.

한류를 활용한 국내 문화콘텐츠가 중국 내 주력상품으로 떠오르면서 이를 자국화시키려는 중국발 자본유입이 국내 콘텐츠 산업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것.

자국 보호정책이 철저한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선 현지 업체와의 공조가 필수적이지만 안이하게 대응했다간 자칫 콘텐츠 제작 등의 노하우를 고스란히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e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는 상황에서 차이나머니의 공습은 게임업계에 위기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인기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롤)' 글로벌 최강팀을 가리는 롤드컵2014에서 우승을 거머쥔 삼성화이트 소속의 한 선수는 우승 인터뷰 자리에서도 e스포츠 선수에 대한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그는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해 해외로 이적하는 e스포츠 선수들이 점차 늘고 있어 안타깝다"고 소감을 밝혀 게임 관계자들을 아쉽게 했다.

◆ 콘텐츠 이어 e스포츠로…머니싸움 어디까지

현재 차이나머니의 유입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야는 영화산업이다.

지난 7월 중국 시진핑 주석 방한 당시 '한중 영화 공동제작 협정'을 체결하면서 중국발 자본유입이 보다 거세지고 있다. 양국이 공동제작한 영화는 중국 현지에서 외화가 아닌 중국영화로 인정받게 되면서 수입에 제한을 받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1일 폐막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괴물2', '오빠 김선남' 등의 영화가 한중합작으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발표됐고 유명 영화배급사 NEW는 중국 드라마·영상 콘텐츠기업 화책미디어그룹으로부터 535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최근 세계 정상급 기량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롤 프로게이머들의 중국행 러시가 잇따르면서 차이나머니 유입이 국내 e스포츠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프로게임단 KT롤스터는 지난 11일 공식자료를 통해 롤팀 애로우즈의 이병권, 송의진 등의 중국 이적 결정으로 계약 연장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두 선수는 중국 롤프로팀으로부터 직접 영입제안을 받고, 최종적으로 팀 이적을 결정했으며, 앞서 KT불리츠를 떠났던 원상연 전 선수 또한 최근 중국팀의 코치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KT 롤스터 관계자는 "두 선수의 팀 잔류를 시도했지만 선수들이 중국 진출을 강하게 원해 계약연장을 할 수 없었다"며 "두 선수의 팀 이탈로 LoL팀에 대한 선수보강 및 리빌딩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실 롤 프로게이머들의 중국 진출은 몇달 전부터 진행돼 왔다. 롤드컵2014 준우승팀인 로얄클럽에서 뛰고 있는 최인석, 윤경섭 선수가 대표적인 예다.

최근 중국이 국내 우수선수에게 직접적으로 영입을 시도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현재 국내에는 선수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나 혜택이 없는 상태라는 게 e스포츠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구체적인 연봉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내 e스포츠 선수들이 중국 등 해외로 이적할 경우 1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고 옮긴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뒤늦게 국내 롤리그 3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오는 28일 차기 리그방식과 더불어 선수들의 안정적 생활과 지위향상 등의 내용을 담은 처우개선 시스템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운영방안 발표 이후 일주일 뒤인 11월4일에는 e스포츠 전문가, 미디어, LoL팬들의 참여가 가능한 공청회를 준비하고 있다.

◆기술력 유출 등 우려 여전

물론 중국자본의 유입 자체에 대해서는 가타부타하기 어렵다. 그러나 콘텐츠 제작 및 e스포츠 전력 등의 노하우를 놓고 따져봤을 때 기술력 유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업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외견상으로는 활황을 보이는 듯 하지만 중국 측이 국내업체들에 불리한 조건을 내걸면서 부가적인 수익은 중국기업에 돌아가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중국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외주제작사가 기획 초기부터 중국 투자를 유치, 중국 내 VOD 관련 광고 등 수익 대부분이 중국 유통사 측에 귀속되게끔 계약을 맺었다.

유명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 또한 중국에서 TV, 영화, 모바일게임 등으로 만들어지면서 2천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지만 이에 따른 부가수익 역시 중국기업 손에 들어갔다. 심지어 중국판 '아빠 어디가'는 심지어 동남아에 팔려나가기도 했다.

'별그대' 제작사인 HD엔터테인먼트 한 관계자는 "별그대의 중국 성공으로 많은 수익을 낸 것처럼 알려졌지만 사실과 다르다"면서 "이번 계약을 계기로 중국자본과 거래할 때 주의해야할 점들을 체득하게 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다른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가져간다는 말이 있듯 중국자본의 지나친 유입은 콘텐츠는 한국에서 만들고 자본은 중국이 가져가게 되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며 "투자유치 단계에서 상호보완적 관계의 정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류세나기자 cream5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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