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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돌연 사퇴, 차기 대권 승부수?


'경제' 내세웠지만 명분 약해 당 안팎 추측 난무

[윤미숙기자]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23일 최고위원직에서 돌연 사퇴하면서 그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집단지도체제인 새누리당은 9명의 최고위원들이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표 최고위원을 포함한 선출직 5명은 전당대회 득표순으로 뽑는다. 당연직(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이나 당 대표가 임명하는 지명직 최고위원 2명 보다 정치적 상징성이 클 수밖에 없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7.14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에 이어 3위를 차지하며 지도부에 입성했다. 대선 후보를 지낸 6선의 이인제 의원, 직전 사무총장을 지낸 친박계 핵심 홍문종 의원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친 성과로 높게 평가됐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지도부 출범 100일을 갓 넘긴 시점에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 등 지도부와 사전 논의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야말로 '예기치 못한 사태'다.

김 최고위원은 사퇴의 변으로 경제활성화 법안이 국회에서 장기 표류하고 있음에도 국회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집권 여당 최고위원으로서 이 같은 상황에 회의감을 느꼈다는 이야기다.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회를 향해 '경제활성화 법안만 제발 좀 통과시켜 달라, 지금이 바로 골든타임'이라고 애절하게 말씀해 오셨는데 국회에서 어떻게 부응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 곳인지, 밥만 축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저 자신부터 뉘우치는 차원에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 시각이다.

일례로 김 최고위원이 '국회에서 장기 표류 중인 경제활성화 법안'의 예로 서비스산업발전법을 거론했지만, 해당 법안이 지난해 말부터 계류돼 있었다는 점에서 현 시점의 사퇴 명분으로는 약하다.

일각에서는 김 최고위원이 사의를 밝히면서 "국회가 '개헌이 골든타임'이라면서 대통령에 염장을 뿌렸다"고 언급한 부분에 주목,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개헌 논의 봇물' 발언 사과 등으로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김 대표가 리더십에 상처를 입고 있는 틈을 타 김 대표와 각을 세우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이처럼 당 안팎에서 이런 저런 설(說)들이 난무할수록 김 최고위원의 '진짜 속내'에 대한 관심만 증폭되는 모양새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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