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 직장인 A씨는 퇴근 시간 짬을 내 맛집을 찾고 주말에는 홀로 드라이브를 떠나는 1인 가구의 삶을 즐기고 있다. A씨의 소비습관에 따라 추천 받은 맛집 전용 카드로 쏠쏠한 할인을 챙기고, 애플리케이션으로 딱 맞는 자동차 보험상품도 골라 가입했다. 금융사에 축적된 데이터가 가족보다 세심한 도움을 준 덕분에 ‘홀로살이’의 외로움을 느낄 새가 없다.
정부가 금융사의 각자도생 데이터 산업을 모아 지원하기로 하면서 전국민 '내 손안의 금융비서' 시대가 열렸다. 카드·보험업계 등 소비자 소비 기록을 면밀히 관찰해온 금융사들은 타사, 타업권과의 제휴도 쉬워져 데이터 활용과 분석이 용이해질 전망이다.
◆금융위-금융업계 '마이데이터' 맞손…내 손안의 신용관리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디캠프에서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방안'을 소개했다.
개별 금융사에 흩어져 있는 소비자의 금융정보를 하나로 모아 관리한다는 게 골자다.
최종구 위원장은 "금융분야에서 마이데이터 산업이 활성화되면 내 정보를 통합조회로 한 번에 확인하고 소비행태나 위험성향 등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이나 자문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데이터란 정보의 주체인 개인이 본인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 통제하고 이를 신용관리와 자산관리, 건강관리까지 연결해 개인 생활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과정을 일컫는다.
이를 위해 신용정보법에 신용조회업(CB) 별도의 신용정보산업으로 '본인 신용정보 관리업'을 신설할 방침이다.
본인 신용정보 관리업은 ▲예금계좌 입출금 내역 ▲신용·직불카드 거래 내역 ▲대출금 계좌 ▲보험계약 ▲증권사 계좌 입출금 내역 및 금융투자상품 종류별 총액 ▲통신료 납부내역 등의 다양한 개인 신용정보를 집적해 금융 비서역할을 수행한다.
금융사가 개별로 축적한 데이터를 일반에 공개하며 금융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정보의 불균형성도 해소하겠다는 목표다.
최종구 위원장은 "빅데이터가 결국 기업의 이익에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닌지, 정보주체인 개인은 소외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제기된다"며 "정부가 그간 정보 보안과 공시 등의 노력을 기울인 만큼 성과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개인의 정보권리가 실질화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카드업계 빅데이터·보험업계 블록체인으로 데이터 승부수
최종구 위원장은 성공적인 산업 도입을 위해 금융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제공되려면 은행·신용카드사 등 금융회사의 고객 데이터 제공이 전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금융사의 데이터 산업이 전에 없이 발전된 지금이 데이터 합작의 적기라는 판단이다. 카드업계와 보험업계 등 소비자의 생활패턴이 마케팅과 직결된 금융권이 데이터 활용에 적극적이었다.
카드업계는 빅데이터로 인공지능(AI) 집사를 키웠다. 오랜 기간 소비자의 결제 패턴을 저장해온 덕분에 카드를 사용하기만 해도 소비습관을 분석해 준다. 신한카드 등이 '페이봇'을 활용해 항목별로 목표 예산을 설정하고 예산대비 현재 지출 정도 등을 알려준다.
실생활과의 접점도 높였다. 소비 카테고리를 지정하면 해당 항목과 적합한 업종과 할인을 자동으로 이어주는 식이다. 예컨대 '데이트' 항목을 설정해뒀다면 ▲영화관 ▲패밀리레스토랑 ▲놀이공원 등 적합한 소비내역을 우선적으로 자동 분류하는 식이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어떤 항목에서 얼마나의 지출이 있는 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보험업계는 블록체인을 접목하며 업무 처리시간과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최근 핀테크 업체와 보험업계의 합작인 보험금 자동청구 서비스는 보험업 블록체인의 대표적인 사례다. 환자와 병원, 보험사, 금융감독기관이 필요 정보를 별도의 노력 없이 나누게 되며, 자동화를 통해 정보의 누락도 막을 수 있다.
이규성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이달 보고서를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 참여를 통해 참가자로부터 나온 다양한 데이터를 쉽게 구할 수 있고, 회사 별도의 저장서버 없이 데이터를 관리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며 "보험 블록체인 생태계 안에서 공유된 고객 및 담보물에 대한 정보를 통해 보험사기방지와 정확한 보험금 산출이 용이해진다"고 분석했다.
허인혜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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