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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NOW 상트]1%의 가능성…신태용의 마지막(?) 선택


장현수 딜레마에 빠져, 유종의 미와 기적의 16강 연출 중 골라야 하나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축구대표팀의 기분을 알기라도 하듯 24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비가 내렸습니다. 23일 로스토프나도누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 멕시코전을 치르고 1-2로 패한 대표팀은 경기가 끝남과 동시에 국제축구연맹(FIFA)이 마련한 전세기로 곧바로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왔습니다.

후텁지근했던 로스토프를 뒤로하고 조이뉴스24도 운 좋게 직항편을 이용해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왔습니다. 새벽부터 짐을 싸고 공항으로 향해 직항편에 탑승합니다. 모스크바를 거치는 환승편은 월드컵으로 인해 수요가 폭발, 항공권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피로도가 상당합니다. 직항으로 2시간 20여분이면 올 거리가 대기 시간을 포함해 10~12시간으로 늘어나니 말이죠.

점심 무렵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하니 비가 내립니다. 대표팀에서는 비로 인해 기온이 떨어져 선수들의 건강 관리를 위해 훈련 시간을 한 시간 앞당겼다는 문자를 보냅니다. 숙소 체크인 후 곧바로 훈련장을 가서 취재하고 복귀하니 어느새 저녁입니다. 백야까지 있어 밤 10시가 넘어가는데도 창밖은 환합니다.

피곤이 몰려옵니다. 일반인이 이 정도인데 월드컵이라는 중압감을 안고 뛰는 선수들도 힘들겠죠. 이번 월드컵 역시 이동과의 전쟁입니다. 한 대표팀의 수준을 알 수 있는 것이 월드컵입니다. 단순히 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 지원 등 모든 것이 함께 맞물려 돌아가야 합니다.

대표팀의 지원 시스템은 오랜 월드컵을 치르면서 축적된 노하우가 있습니다. 경기 결과에 따라 선택이 비판을 받는 현실은 어쩔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체계를 갖춰 움직이고 있다는 겁니다.

이날 훈련에서는 주전 선수들이 호텔 내에서 회복 훈련을 했습니다. 수영장, 헬스장에서 피로를 풀었죠. 나머지 선수들이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 모여 비를 맞으며 훈련을 했습니다.

신태용 감독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주장 기성용(29, 스완지시티)은 왼쪽 종아리 염좌 부상으로 2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사실상 독일전은 물론 운이 좋아 1%의 가능성이 터져 토너먼트까지 진출한다고 하더라도 출전이 어렵습니다.

부주장 장현수(28, FC도쿄)도 마찬가지입니다. 장현수의 출전이 가능한가 아닌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상당합니다. 절묘하게도 이들은 대표팀의 중앙 수비와 미드필드를 책임집니다. 서로 연계된다는 점에서 공백이 생긴다면 그나마 남은 희망마저 흔들리게 됩니다.

기성용의 대체자는 해당 포지션을 뛰어봤던 구자철(29, 아우크스부르크), 정우영(29, 빗셀 고베), 주세종(28, 아산 무궁화) 등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조합을 맞추면 되겠죠.

하지만, 장현수 출전은 정말 고민거리입니다. 신 감독은 "기성용과 박주호가 없는 것에 대해 (나머지 선수들이) 의지를 강하게 불태웠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장현수를 두고는 "우리 팀의 부주장은 장현수다. 그러나 상황이 아쉽다"며 쉽게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딜레마에 빠진 신 감독입니다. 장현수가 독일전에서 또 실수하면 국민적인 비판을 받아야 하겠죠. 하지만, 수비의 틀이 장현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답답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신 감독은 수비자원, 그중에서도 중앙 수비 자원을 정말 많이 뽑았습니다. 장현수-김영권(28, 광저우 에버그란데) 체제로 돌아가고 있죠. 아직 오반석(30, 제주 유나이티드), 윤영선(30, 성남FC), 정승현(24, 사간도스)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맞을까요. 독일이라는 거대한 상대를 대상으로 A매치 경험이 10경기도 되지 않는 오반석, 윤영선, 정승현 중 누군가를 월드컵 데뷔전이라는 중압감을 견디라며 내세우는 것이 옳을지, 아니면 장현수를 다시 한번 수비 리더로 세워야 하는지 정말 큰 고민일 겁니다. 선택에 따라 오는 결과물에 대한 책임도 져야겠죠.

상황에 따라서는 장현수가 중앙 미드필더로 전진하고 세 명 중 한 명이 김영권의 파트너로 나서는 것도 가능합니다. 장현수의 멀티플레이어 능력을 활용하는 것이죠. 이 역시 결과에 따라 묘수냐 패착이냐로 갈릴 겁니다.

왼쪽 측면 수비수 홍철(28, 상주 상무)의 말에서 작은 힌트를 찾습니다. 홍철은 "한국 축구의 색깔이 무엇인지 서로 논의하고 준비했다. 단지 점수에서 패했을 뿐이다. 독일전에서는 달라진 모습으로 선배들이 해왔던 것을 다시 생각해보고 준비하겠다"고 하더군요. 특유의 한국 기질까지 언급했습니다.

대표팀을 운영해오면서 늘 선택에 놓였던 신 감독이지만, 이번 선택은 정말 어려울 겁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마지막 선택이 될 수도 있고요. 선택이 또 다른 선택을 할 기회로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겠죠. 과연 신의 선택은 무엇일까요.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조이뉴스24 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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