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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메모리, "삼성과 싸우려면 WD 협력해야"


6동 이어 7동 설비 투자 확정, WD 끌어안기 안간힘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한미일연합에 매각을 확정한 도시바 메모리가 태세를 정비, 낸드플래시 시장 1위인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욧카이치 7동 추가 및 이와테 신공장 건설뿐만 아니라 공동협력 없이는 이와 같은 투자를 이어나갈 수 없다며 웨스턴디지털(WD)과의 화해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도시바 메모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 시내 호텔에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향후 설비 투자 및 연구개발 방향에 대해 밝혔다. 이 자리에는 한미일연합을 이끌고 있는 베인캐피탈의 스기모토 유우지 일본 대표가 함께 했다.

◆ 2019년 3D낸드 90% 달성…욧카이치 7동 증설 검토

나루케 야스오 도시바 메모리 사장은 이 자리에서 욧카이치 공장 제7동 건설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오랜기간 동안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증설할 계획이다.

앞서 도시바는 지난 2월부터 욧카이치 제6동 증설을 단독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내년 여름께 제1기를 가동하고 내년말에는 2기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시바는 6동에 도입하는 생산설비에 대해 WD 산하에 있는 샌디스크와 협의했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내년 이후 수요 확대에 대응해야해 3D 낸드플래시용 클린룸 생산설비 도입에 대해 도시바 메모리 단독으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도시바는 당초 설비투자 금액인 1천800억엔(한화 약 1조8천393억원)에서 150억엔을 증액한 1천950억엔(한화 약 1조9926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생산설비 도입시기는 올해 12월께로 예정된 상태다.

도시바 측은 "데이터센터를 위한 엔터프라이즈 SSD나 PC용 SSD, 스마트폰 등을 중심으로한 내년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6동에 이은 7동 증설 검토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미에현은 즉각적인 환영의사를 밝혔다. 일본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에현은 “결정에 환영한다. 제7동 건설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우선은 제6동 정비가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입장을 나타냈다.

업계에 다르면 욧카이치 공장에서 근무하는 도시바 메모리 직원은 6천200명 수준이다. 계열사를 포함하면 1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 메모리 공장은 욧카이치 지역의 경제를 견인하는 핵심 시설이다.

다만, 욧카이치 공장을 공동 운영 중인 WD(샌디스크)와의 협상 결렬로 인해 예정 계획대로 순항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도시바 메모리는 내년 이와테현 기타카미시에 플래시 메모리 신공장 건설을 시작할 계획이다. 도시바 메모리는 오는 2019년 3분기까지 전체 낸드플래시 규모에서 90%를 3D 낸드플래시로 채울 계획이다.

나루케 야스오 사장은 "삼성전자라는 큰 라이벌과 싸우려면 1명보다는 2명이 낫다는 것은 틀림없다"며, WD와의 협력 없이는 향후 경쟁이 어려워질 것임을 강조했다.

◆ 도시바, WD와 대화 열어놨다…협력 중요성 '강조'

WD는 ICC중재자판소와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도시바 메모리 매각 금지를 요청한 상태다. 지난 9월 20일 도시바가 한미일연합과 매각을 결의한다고 공표했을 때도 WD는 도시바가 욧카이치 공장 6동 단독 투자가 일방적 결정이었다며 ICC중재자판소에 중재를 추가 요청했다.

WD 측은 공식성명서를 통해 "(샌디스크와 도시바가 체결한 JV와 관련해) 계약 조건 및 관련 법적 권리는 명백하다. 샌디스크는 6동 장비에 대한 공동 투자를 통해 BiCS 3D 낸드 플래시 메모리 제품의 제조 능력 확장 및 전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도시바는 일방적으로 투자를 진행해, 공동 투자에 대한 권리를 부적절하게 부인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도시바 메모리가 연간 3천만엔 수준의 설비투자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계획이지만, 추가 증설 및 생산능력 강화를 위해서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도시바 홀로 거액의 투자를 지속시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도시바 메모리는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에 대항하기 위해서라도 WD와 협력을 공고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적수가 동일하기에 협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 2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8.3%의 점유율로 독주체제가 보다 강화됐다. 도시바가 16.1%, WD는 15.8%를 유지 중이지만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나루케 야스오 도시바 메모리 사장은 "WD와는 함께 잘해왔다. 가능한 빨리 해결하고 싶다. 대화 채널도 열려 있다. 낸드플래시 개발도 샌디스크와의 협력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차세대 메모리 개발도 샌디스크와 함께 해 나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스키모토 유우지 베인캐피탈 일본 대표도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도 가능한 빨리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움직이고 있다. WD와의 소송에 대해서도 파트너로서 앞으로 함께 성장하기 위해 가능한 빨리 해결할 수 있도록 대화해나갈 것"이라며, "승패가 아니라 어떻게 화해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WD가 재판을 통해서 얻을 것은 페이퍼 컴퍼니의 합작 생산 설비뿐이다. 인원을 포함한 생산 체제가 없으면 의미가 없기에 화해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나루케 야스오 도시바 메모리 사장은 SK하이닉스와 샌디스크, 도시바 메모리가 동일한 라인에서 제조하는 것을 지금 계약할 수 없다고 밝혔다. 샌디스크와 다양한 계약 조항이 있어 동의 없이는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개발투자 또한 샌디스크와 SK하이닉스를 나눠 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베인캐피탈은 한미일연합을 통해 도시바 메모리 인수금액 2조엔과는 별도로 1조엔 이상의 추가 자금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 밝혔다. 도시바 메모리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포석임과 동시에 WD를 압박하는 카드로 쓰일 가능성도 지목된다.

스키모토 유우지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도시바 메모리 구조 개혁이 아닌, 성장을 지원하는 입장이다.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 등 성장에 필요한 비용의 추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도시바 메모리 상장까지 한미일연합 전체 지원액은 1조엔이 넘는다"고 강조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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