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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성수기 '맥주' 전쟁, 유통업체도 '합세'


수제맥주 인기에 대형마트·편의점 제품 수 확대…단독 판매 경쟁 치열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여름 성수기를 맞아 맥주시장이 뜨겁게 달아오고 있다.

그동안 이 시장은 오비맥주, 하이트진로가 양분하고 있었지만 최근 '피츠'를 출시한 롯데주류를 비롯해 다양한 맛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앞세운 수제·수입맥주의 연이은 공세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또 경기불황으로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족'이 늘어나면서 맥주 소비량이 급증하자 제조사의 제품을 판매만 하던 유통업체들이 직접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23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2일까지 국산맥주 매출은 2.1%로 소폭 늘어난 반면 수입맥주는 49.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맥주 매출 비중은 수입(51.5%)이 국산(48.5%)을 처음 넘어섰다. 작년 상반기에는 국산맥주 매출 비중이 52%, 수입맥주가 42%였다.

수입맥주가 국산맥주의 인기를 점차 넘어서면서 수입맥주의 수입액도 점차 늘어 2008년 3천937만 달러에서 지난해 1억8천158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반입된 수입맥주는 2015년에 비해 30% 가까이 늘어난 총 22만556톤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수입맥주 시장이 급격히 커진 것은 대형마트와 편의점들이 1만원에 4캔 가량 살 수 있도록 상시 수입맥주 할인행사를 펼쳤기 때문이다. 덕분에 가정용 주류 시장에서 수입맥주 매출 비중은 반을 넘어섰다.

여기에 지난 3월 정부가 그동안 영업장 판매만 가능했던 수제맥주를 대형마트나 편의점 같은 소매점에서도 팔도록 규제완화 방침을 내놓자 유통업체들은 수제맥주를 직접 들여와 경쟁에 뛰어들었다.

수제맥주 시장은 지난해 기준 200억원대에 불과하지만 최근 3년간 매년 100%씩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수입맥주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30%)보다 높은 수치다. 업계에서는 유통채널들이 뛰어들면서 수제맥주 시장이 향후 10년 안에 약 2조원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통업체 중 수제맥주 판매경쟁에 가장 발 빠르게 나선 곳은 홈플러스다. 홈플러스는 유통채널 최초로 국내 주요 지역명을 딴 지역맥주 시리즈를 선보여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곳은 지난해 10월 세븐브로이의 '강서맥주'를 시작으로, 지난 3월 '달서맥주', 이달 7일 '해운대맥주'를 잇따라 선보였다. 강서맥주의 경우 국내외 유명 맥주를 제치고 500㎖ 미만 병맥주 판매순위 1위를 차지했으며 7개월 만에 23만병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또 홈플러스는 미국 크래프트 비어 '샘스에일'도 지난 5월부터 전국 매장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 홈플러스가 판매한 수제맥주 매출은 2015년과 비교해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며 "취급하는 수제맥주 종류도 3배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를 통해 소규모 브루어리의 독특한 수제맥주를 선보임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는 올해 4월부터 미국 위스콘신주 유명 수제맥주인 아메리칸 IPA와 아메리칸 페일 에일을 단독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매월 판매량이 급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롯데마트는 수제맥주 시장 공략을 위해 앞으로 제품 수를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혼술족'을 중심으로 많이 찾는 편의점 역시 수제맥주를 앞 다퉈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1위인 CU는 지난 4월부터 수제맥주 브랜드 데부스의 '대동강 페일에일'과 '국민IPA' 판매를 시작했고 지난달에는 세븐브로이의 '강서맥주'와 '달서맥주'를 추가해 수제맥주 라인업을 확장했다. 또 지난 22일에는 업계 최초로 호주 크래프트 비어 브루어리인 스탁에이드 컴퍼니의 수제맥주 3종을 단독으로 선보였다.

특히 CU는 업계 최초로 해외 유명 브루어리와 직접 컨택하는 직소싱 방식을 통해 이번 상품들을 호주 현지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출시했다. 다음달부터는 3병을 9천9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특별한 맥주를 찾는 고객들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국내외 프리미엄 맥주를 지속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S25는 지난달부터 미국 수제맥주 브랜드인 '구스아일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구스아일랜드는 시카고를 근거지로 한 미국의 1세대 수제맥주 브랜드로, GS25는 '혼커스에일'과 '312어반위트에일', '구스IPA' 등 수제맥주 3종을 선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수제맥주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으면서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1일 국내 수제맥주 업체인 플래티넘크래프트와 손잡고 에일맥주 2종을 단독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한 제품은 '페일에일'과 '화이트에일' 2종으로, 수제맥주 최고권위자인 윤정훈 브루마스터(아시아인 유일 세계맥주대회 심사위원)가 직접 양조를 총괄했다. 또 편의점 특성에 맞게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캔(Can)으로 제작됐다.

세븐일레븐은 앞으로도 수제맥주 제품 수를 더 확장할 뿐만 아니라 각 나라별 대표 맥주도 들여올 계획이다. 또 향후 출시되는 대부분의 제품을 '캔'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유통채널들이 수제맥주 시장에 속속 진입하자 맥주업계 1위인 오비맥주도 '구스 아일랜드'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오비맥주 모회사인 AB인베브는 지난해 8월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 전문 법인 '제트엑스벤처스'를 설립했으며 이곳을 통해 현재 수제맥주 브랜드인 '구스 아일랜드'와 '레드락'을 전개하고 있다. 제트엑스벤처스는 두 브랜드를 앞세워 수제맥주 사업을 더 강화하고 가정용 시장을 겨냥해 판로 확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수입맥주를 중심으로 맥주시장이 급격히 커졌는데 이는 결국 '다양한 맛'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컸기 때문"이라며 "기존에는 영업장에서만 판매되던 수제맥주가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수제맥주 시장에 앞 다퉈 뛰어드는 것은 '유통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것"이라며 "맥주업체뿐만 아니라 유통업체까지 수제맥주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 나가면서 기존 국산 맥주제조사들의 설 자리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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