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전북 날벼락'에 꼬여버린 K리그


제주, 울산이 승계 받지만 CAS 항소 결과에 따라 또 요동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아시아 축구연맹(AFC) 출전관리기구(Entry Control Body)의 결정이 K리그의 2017년 준비를 크게 흔들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8일 'AFC 산하 독립기구인 ECB가 전북 현대의 2017년 챔피언스리그(ACL) 출전 여부에 대해 심의한 결과 출전자격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CB는 AFC 클럽대회 매뉴얼 제11조 8항에 따라 전북의 출전권을 박탈한 것으로 보인다. 승부조작 관련 행위를 할 경우 AFC 주관 클럽 대회 참가 자격을 1년 제한이 명시돼 있다. 자연스럽게 전북 대신 제주 유나이티드가 H조 3번 시드에 들어가 조별리그를 치르고 울산 현대가 4번 시드에 배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당장 전북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항소를 선언했다. 결정일로부터 10일 이내 결정에 대한 근거를 ECB에 요청할 수 있고, 근거를 수신한 일자로부터 10일 이내 CAS에 항소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축구계는 AFC의 준비된 시나리오에 K리그가 당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AFC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17일 오후에 전북의 소명문을 받고 하루 만에 결정이 내려진 것은 이례적이다. 이미 판결을 정해놓고 전북에 소명문을 받은 것은 요식 행위처럼 느껴지기에 충분하다. AFC의 늑장 일 처리 스타일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라고 전했다.

ECB는 중국인 위원장을 비롯해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이란 등 5개국 인사들로 구성됐다. AFC 내 징계위원회, 항소위원회와는 별도의 독립 기관이다. 이 관계자는 "ECB가 전북을 시범케이스로 삼아 희생양을 만들었다고 합리적인 의심을 하기에 충분하다. 첫 안건이라 확실한 기준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위원 중 호주 쪽 인사가 가장 발언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당장 전북의 박탈로 출전권을 승계받은 제주와 울산은 머리가 복잡해졌다. 특히 제주가 더 그렇다. 제주는 2월 7일 홈에서 예정된 키치(홍콩)-하노이T&T(베트남)전 승자와 만나는 플레이오프에 모든 힘을 쏟기 위해 지난해 12월 중순 일찌감치 훈련에 돌입했다. 태국 치앙마이 전지훈련도 25일까지 끝내고 귀국한다.

조성환 감독과 코치진은 25일 홍콩으로 날아가 키치-하노이전을 관전하고 제주로 들어가는 항공권을 예약한 상황이다. 당장 이를 변경해야 한다. 동시에 PO를 통과해 편성되는 조의 전력 분석은 휴지조각이 됐다. 장쑤 쑤닝(중국),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 동아시아 PO 승자(일본 감바 오사카 유력)의 전력 분석을 새로 해야 한다.

더욱 답답한 것은 전북의 CAS 항소가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는 것이다. CAS가 속도전을 내서 2월 7일 PO전에 결론이 나와 ECB의 박탈이 무효 판결이라도 받으면 다시 PO에 집중해야 한다. 선수들의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에도 문제가 생기는 등 태도를 보이기가 어렵다. 현 상황에서는 CAS가 '잠정 처분'으로 빠른 처리를 할 가능성이 있다. 박태환이 지난해 리우 올림픽을 한 달여 앞두고 출전 가능하다는 잠정 처분 사례가 있다.

제주 관계자는 "일단 두 가지 상황을 가정하고 준비해야 하지만 답답한 상황이다. AFC가 왜 이렇게 일 처리를 늦게 하는지 모르겠다. 지난해 말까지 아무 말도 없었고 12월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구단 실무진이 모인 AFC 워크샵에서도 (전북 박탈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울산도 마찬가지다. 스페인 무르시아 전지훈련 일정이 한 달에서 보름으로 줄었다. 그나마 과거 챔피언스리그 출전 경험으로 실무진이 대응 가능한 시나리오로 움직이고 있다.

다만, 제주와 마찬가지로 CAS의 판결이 언제 나올지 집중해 살핀다. 울산도 ECB의 결정으로 분명한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울산 관계자는 "만약 CAS가 전북의 손을 들어주면 울산도 훈련 일정 차질 등 손해가 생긴다. 이 문제를 AFC에 물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AFC가 갑자기 결정을 한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K리그 팀들만 손해를 보게 생겼다. 이는 같은 조에 속한 다른 구단들에게는 이익이 되는 일이 아닌가"라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2024 트레킹





alert

댓글 쓰기 제목 '전북 날벼락'에 꼬여버린 K리그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