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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원] 증권사가 북한 자본시장 첨병이 되길


리서치팀 운영,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할 때

[아이뉴스24 장효원 기자] 삼국지연의에서 촉나라 제갈량의 숙명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위나라 사마의는 참을성과 기다림의 대가다. 제갈량의 계략에 빠져 역모의 누명을 쓰고 유배를 갔을 때는 주변의 더 큰 오해를 부를까 참고 기다렸다. 제갈량과의 전투에서는 수없이 많은 패배를 경험했지만 맞서 싸우기보다 지키는 전략으로 버티면서 촉의 북벌을 막아냈다. 결국 사마의는 진나라의 토대를 쌓고 삼국지연의의 진정한 승리자로 거듭났다.

이처럼 기회는 참고 기다리며 준비한 사람에게 돌아간다. 위 사례를 최근 우리 상황에 빗대보면 북한이 떠오른다. 우리나라는 현재 역사상 유례없는 기회를 마주하고 있다. 동북아 교통의 요충지이자 천문학적 가치의 자원을 보유한 미지의 땅 북한. 제갈량과 사마의가 중원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부딪혔던 것처럼 앞으로 전세계는 북한을 두고 각축전을 벌일 것이다.

현재 북한은 통일을 차치하더라도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발전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 핵심은 자본시장 구축이 될 것이다. 금융의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만으로는 발전에 한계가 있어서다. 실제 최근 들어 북한은 싱가포르에서 시장경제를 배우고 전문가를 초빙해 연구하고 있다. 또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 지도자가 자본주의의 상징인 미국 대통령을 만난 점을 비춰 봐도 북한 자본시장 구축의 기대감은 높아진다.

그렇다면 자본시장의 마중물은 무엇일까. 첫 시작은 철저한 정보수집과 리서치가 될 것이다. 투자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자본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북한 경제 전담팀 등을 구성하며 적극적인 대처를 하는 모습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북한 전담 리서치팀이 뜨거운 냄비처럼 금방 식어버릴 수 있다는 불안감도 공존하는 게 사실이다. 최근 남북경협주가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투자자의 문의도 빗발치면서 임시방편으로 리서치팀을 꾸린 것일 수도 있다.

실제 지난해 말 가상화폐가 급등하자 증권사에서 관련 리서치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찾기 힘들다. 과거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이 떠오를 때도 반짝 리서치를 했지만 시장이 냉각되면서 리서치팀 몸집이 함께 줄어든 것도 한 예다.

전문가는 시간이 만든다. 오랜 기간 북한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한다. 북한이 폐쇄적인 만큼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남북경협주가 폭락한다고 해서 리서치팀도 함께 사그라져서는 안 된다. 자본시장의 첨병인 증권사가 북한 자본시장 고지에 깃발을 꽂으려면 사마의와 같은 인내와 참을성이 필요하다.

언젠가 평양증권거래소가 열렸을 때 첫 상장 주관사로 한국의 증권사가 이름을 올릴 그날을 기대해 본다.

장효원기자 specialjh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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